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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조선 단종 ‘과거합격증서’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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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단종 ‘과거합격증서’ 발굴

이종팔 기자 jebo24@naver.com 입력 2021/08/05 17:49 수정 2021.08.05 17:50
국학진흥원, 백패 2장 공개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 전기 단종(端宗, 1452~1455 재위) 시대에 발급된 과거합격증서 백패(白牌) 2장을 발굴·공개했다.
재위 기간이 3년에 불과했던 단종 시기의 문서는 보물 제501호인 장말손 백패(1453년)가 유일할 정도로 매우 희귀한 편이다.
이번에 발굴된 과거합격증서는 기탁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성종 연간에 동일 인물에게 발급된 교지와 분재기도 함께 발견되어 조선 전기 과거제도 및 재산 분배 등의 사회적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귀중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에 진출했는데, 문무과에 해당하는 대과(大科)와 생원진사시에 해당하는 소과(小科)가 대표적이다. 대과 합격자에게는 붉은색의 장방형 합격증서인 홍패(紅牌)를 주고, 소과 합격자에게는 흰색의 장방형 합격증서인 백패(白牌)를 주었다.
이번에 발굴된 백패는 1453년(단종1) 9월 7일에 발급된 것으로 이 백패는 조선 개국 이후 폐지되었다가 60년 만에 부활한 진사시에 합격하고 받은 것이기에 더욱 주목된다. 
백패의 주인공 김정(金淀)은 진사시뿐만 아니라 생원시에 합격해 두 개의 백패를 받았다.
1392년 조선 개국 이후 태조는 고려 말 사장(詞章)을 중요시한 데서 오는 폐단을 없애고 경학(經學)을 장려하기 위해 진사시를 폐지하고 생원시만 실시하겠다고 선포했다. 그 뒤 2, 3차례 복구와 폐지를 거듭하다가 단종 1년인 1453년 2월에 완전히 복구됐다.
올해로 탄신 580주년이 된 단종(1441~1457)은 매우 비극적인 가족사를 지닌 임금이다. 1452년 5월에 12살의 어린 나위로 즉위해 1455년 윤6월 세조에게 왕위를 양위하기까지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재위했는데, 즉위 1년만인 1453년 10월에 일어난 계유정난(癸酉靖難)으로 세조에게 선양하고 1457년 노산군으로 강등됐다가 죽음을 당했다. 이 백패는 바로 그 비운의 단종 재위 기간에 발급된 몇 개 안 되는 희귀자료로 더욱 주목을 받는다.이종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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