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단일화’ 찬성 50%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대 대선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3명의 3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판세는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김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며 이준석 후보가 뒤를 잇는 ‘1강 1중 1약’ 구도다.
따라서 다음 달 3일 대선까지 판세에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할 ‘김문수-이준석’ 간의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수백 만 명의 지지자를 흡수해, 선거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카드로 사용됐다.
정치권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반 이재명 빅 텐트’에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준석 후보를 합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준석 후보의 경우 김문수 후보와 완전히 다른 지지층을 갖고 있고,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5~10% 안팎의 독자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커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이준석 후보는 20~30대 남성의 지지를 많이 받는 것으로 돼 있지만, 선거를 한 주 정도 앞두고 막판에 결정하는 부동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국민 여론은 두 사람의 단일화에 반대하는 여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5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 견해에 관해 물은 결과, 응답자의 43%가 '단일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답변했다.
반면, '단일화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8%로 나타났다. 두 의견의 격차는 5%p(포인트)로 오차범위 내다. 의견을 유보한 '모름·응답 거절'은 19%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18~29세)부터 50대까지는 단일화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20대에서는 단일화 반대가 44%로 찬성(40%)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30대~50대 또한 단일화 반대 응답이 각각 49%로 찬성 응답을 앞섰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단일화에 찬성하는 응답 비율이 더 높았다.
60대에서의 찬성 비율은 48%, 70세 이상은 51%로 집계됐다.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찬성 50%, PK(부산·울산·경남) 찬성 48%로, 단일화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정치 성향별로 봤을 때 보수층에서는 단일화 찬성 의견이 63%로 매우 우세했고, 진보층에서는 단일화 반대가 57%였다. 중도층에서는 단일화 반대가 50%였다.
김문수 후보 지지층 경우, 응답자의 76%가 단일화를 찬성했고,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단일화 반대가 59%로 높았다.
또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한다고 가정하고 '누구로 단일화하는 게 좋으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48%가 김문수 후보를 선택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36%를 기록했다.
대부분 연령대에서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다만, 20대에서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각각 40%로 팽팽했다.
50대에서도 이준석 후보가 40%, 김문수 후보가 39%로 비슷했다.
특히, TK와 PK에서는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61%로 가장 높았다.
중도층에서는 김문수 후보 40%, 이준석 후보 41%로 팽팽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48%로, 김문수 후보(30%)를 앞섰다.
특히,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지자,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동일한 질문을 했을 땐, 김문수 후보가 67%를 기록했고, 이준석 후보는 23%였다.
두 후보의 격차는 44%로, 김문수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역대 대선 후보 단일화를 살펴보면, 혼자 1위 후보를 이기기는 어렵지만 2~3위가 손을 잡으면 승리 가능성이 있을 때 성사됐다.
지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당시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이회창 후보를 앞설 수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던 것이 원동력이 됐었다. 또 1997년 대선 때 김대중(DJ) 후보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에 합의했다.
각각 호남과 충청에서 지역 연고를 가진 정치인들이 단일화를 통해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번 대선에 사활을 건 이재명 후보 역시, 이준석 후보와 손을 잡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지난 대선(2022년) 때 민주당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를 하지 못해 패배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준석 후보를 향한 노력이 진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이 현재 양자 대결 구도가 아니기 때문에 1위를 달리는 이 후보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로 양자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야 해볼만 선거가 될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