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박용자
<시인·수필가>
바람이 실어 올린 꽃잎이
군무를 펼치다 내려앉는다
떨어진 꽃잎을
바람이 다시 치니
솟구친 꽃잎이
길 위에
내려앉아 꽃길을 만든다
내려앉은 꽃잎이 모여
모두가
그리도 걷고 싶어 하는 꽃길을 만든다
시샘하는 바람에 끌려다니다
내려앉은 꽃잎 위로
걷는 발걸음이
새털처럼 가벼운 건
인적이 드문
이름아침에
홀로
꽃길을 걷는
행복을 누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