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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포항, 아파트 허가…마을 물길 변경 ‘주민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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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아파트 허가…마을 물길 변경 ‘주민반발’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1/11/22 18:03 수정 2021.11.22 18:04
주민들 “아파트 건설로 마을하천 사라졌다” 침수 우려
“새 물길 만들기 전 기존 하천 성토…원상 복구하라”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 마을하천의 물길이 변경되자 인근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사전에 이같은 내용을 알지도 못했을 뿐만아니라 특히 새 물길이 거의 직각으로 꺾여 침수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이다.


특히 "하천지대에 어떻게 대규모 아파트 건설사업이 허가될 수 있냐"며,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용산리 주민들과 포항시농민회,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22일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시위를 갖고 "포항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로 마을하천이 사라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용산리 포항 아이파크 아파트 조성 부지를 가로지르던 마을하천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 이유는 포항시가 아파트 부지조성을 위해 국가소유 소하천인 용산천의 유로(물이 흐르는 길)를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로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하천을 없애고 성토를 하여 아파트 부지는 지대가 높아지고 있고 상류인 용산2리 마을은 하류의 물길이 끊어진 상황에서 예측불허의 홍수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고 밝히며, "최근 본격적인 부지 조성공사가 시작되고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어 크게 분노하며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용산천은 상류인 광명일반산업단지와 용산리 일대에서 발생하는 물이 흘러 냉천으로 합류하는 소하천인데, 포항시는 지난 2017년 8월 용산천에 관한 소하천정비종합계획의 변경을 고시했다는 것이다.


상류에서부터 전체 1.4km의 소하천정비종합계획수립 구간 중 아파트 부지 내에 있는 하류 500m의 하천의 유로를 변경한 내용이라는 것.
문제는 이곳에서 현재 포항 아이파크 아파트를 건설 중이고 시행사는 미르도시개발이며,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라는 것이다. 


지하 2층, 지상 29층 8개동과 부대시설을 포함하는 1,144세대 규모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는 이곳은 용산천이 자연스럽게 가로질러 흐르던 지형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착공에 들어가며 아파트 부지 입구에서부터 용산천의 물길은 직각으로 꺽어졌고 새 물길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기존 하천은 사라져버려 물길이 아예 막혀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이곳에 해당하는 용산리 360-87번지의 하천부지는 국토교통부 소유로 매각이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매각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공사는 기존 하천을 재빨리 성토하여 넓은 평지가 되었고 새 하천의 물길은 내지도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가소유 하천을 지자체가 관리하며 상류에서부터 재해 예방 및 환경 개선과 수질 보전을 위한 작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포항시는 소하천정비종합계획에 합당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아파트단지 부지는 높아지고 직각으로 꺽인 물길은 집중호우 시의 수량을 얼마나 감당할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저지대가 된 용산2리 마을은 홍수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이어서 주민들은 만일의 경우 마을이 물에 잠길 위협을 느끼며 불안에 떨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국토부는 과연 이런 상황에서 하천부지 매각을 예정대로 마무리할 것인지?"를 묻고 "포항시가 세운 용산천 소하천정비종합계획은 원주민의 안전보다 용산지구 주택사업을 위한 유로변경만이 목적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포항 아이파크 아파트 부지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자연하천을 인위적으로 막고 주민의 안전대책은 안중에도 없이 진행 중인 용산천은 즉각 원래의 자연하천으로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그 동안 포항시로부터 어떤 논의나 통보도 받지 못했고 최근 공사가 시작되고서야 실상을 파악하게 되었다."며, "포항시 도시해양국 공동주택과의 담당자는 적법하게 처리했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어 모든 행정이 적법하기만 하면 주민들이 어떤 피해를 받든 괜찮다는 말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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