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싸고 신경전… 공전상태
▲ 9일 오후 세월호 국조특위 조원진(오른쪽) 새누리당 간사와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간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에서 기관조사 등 구체적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 운영자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1일 현재 여야간 신경전 속에 공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야는 기관보고 일정을 두고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며 각을 세우고 있어, 합의가 난망한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국정조사가 7·30 재보궐 선거에 이용돼선 안 된다며 오는 16일부터 2주 동안 기관보고를 실시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주장하는 기간이 월드컵 기간과 겹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다음 달 14일부터 25일까지 2주 동안 하자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하루라도 빨리 세월호 국정조사를 실시해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야 한다”며“일체의 당리당략을 배제하고 하루라도 빨리 유가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드린다는 자세로 조사에 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세월호 국조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7월14일부터 기관보고를 받겠다는 야당 주장은 세월호를 노골적으로 재보궐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것”이라며“7·30 재보선 기간 동안 기관보고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특위와 관계없이 정쟁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야당은 월드컵 때문에 기관보고를 못 받는다고 하는데 월드컵에서 8강까지 가면 7월에도 기관보고를 못받는 것 아니냐”며 “기관보고를 빨리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오늘 중 협의를 다시 해보겠지만 조율해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야당이 너무 노곡적으로 선거에 활용하려 하고 있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충분한 사전조사 없이는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할 수 없다”며“세월호 참사로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통받았는지 잊지 말아달라. 이번만큼 제대로 된 국정조사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 "새누리당이 7·30 재보궐 선거를 의식해서 청문회를 그 뒤로 미뤄달라고 요청을 한 바 있다. 그래서 저희가 그것을 받아들였다"며 "기관보고를 월드컵 기간 중에 해서 국민들의 관심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좀 멀리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래 국정조사라는 것은 예비조사 기간을 줘야 한다. 의원들이 그 기관을 방문하면서 예비조사를 하고 그 다음에 기관보고를 받게 되어 있는 것이 원칙"이라며 "뭐든지 원칙에 입각한 국회운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이) 월드컵이 진행되거나 여름휴가가 시작되면 우리가 잊히지 않을까 이런 것들을 굉장히 우려했었다"며 "새누리당이 거대 집권여당인 만큼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런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줘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최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