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참사 이어 역대 세번째
한국 축구가 일본만 만나면 작아지는 '흑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7일 오후 7시2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후반에만 내리 3골을 허용하며 0-3으로 완패했다.
2위로 밀려나며 일본(2승1무 승점 7)에 우승을 넘겨줘 대회 4연패는 무산됐다. 결과는 차치하고, 무기력한 경기력과 실종된 투지가 더 큰 실망감을 줬다. 원활하게 굴러간 일본과 큰 대조를 이뤘다. 특히 충격이 큰 건 지난해 3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0-3으로 진데 이어 다시 한 번 같은 스코어로 완패했다는 것이다. 역대 한국이 일본에 연패를 당한 건 세 번이다.
1997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1998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0-2), 이듬해 3월 요코하마에서 벌어진 다이너스티컵(1-2)이 첫 연패였다.
당시 월드컵 최종예선 패배가 있었지만 도쿄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둔 이후였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 진출도 유리한 상황이었다. 두 번째 연패는 2011년 8월 삿포로에서 열린 평가전(0-3), 2013년 7월 서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1-2)이다. '삿포로 참사'는 당시 조광래 감독 경질의 빌미가 됐다. 그리고 벤투호의 2년 연속 0-3 참패다.
월드컵을 불과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유럽파 주축 선수들과의 격차를 확인했고,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결과를 받았다. 들여다보면 일본 공포증에라도 빠진 모습이다. 최근 연령별 대표팀도 일본만 만나면 고개를 숙였다.
지난 6월 16세 이하(U-16) 대표팀이 일본에 0-3으로 졌다. 불과 4일 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역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약 1년4개월 사이에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이 4연패를 당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