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오승환은 7월 한 달 동안 7경기에 등판했으나 한 번도 세이브를 수확하지 못했다.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79가 오승환이 7월에 받아든 성적표다. 전반기에 한 차례에 불과했던 불론세이브를 한 달 동안 4번이나 저질렀다. 7월의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달 첫 등판이었던 7월 6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9-9로 맞선 9회초 등판, 선두타자 유강남에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9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서는 9-5로 앞선 8회말 2사 1, 2루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 3실점으로 흔들렸다. 오승환은 7월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악몽을 꿨다.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배정대에 동점 솔로포를, 앤서니 알포드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았다.
7월 2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삼성이 2-1로 앞선 9회말 세이브 상황에 등판한 오승환은 선두타자 송성문에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허 감독은 22일 경기 후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끔 기용하겠다. 오승환을 계속 믿고 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했다.
다음 등판인 지난달 27일 포항 한화 이글스전에서 오승환은 6-3으로 앞선 6회초 모습을 드러냈다. 오승환이 7회 이전, 즉 1~6회 사이에 등판한 것은 2010년 6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회 등판한 이후 12년 1개월, 4423일만이었다.
어색한 등장이었지만 오승환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수확했다. 허 감독은 오승환이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자 7월 3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다시 오승환에 뒷문을 맡겼다. 4-3으로 앞선 9회초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이닝 2실점으로 흔들려 롯데의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이 9회말 동점을 만든 뒤 연장에 가지 않았으면 오승환이 또 패전 투수가 될 뻔했다.
오승환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올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오승환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전반기 32경기에서 18세이브(2승 2패)를 거뒀다.
삼성은 오승환의 부진으로 뒷문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규민을 제외하고는 마무리 투수로 나설만한 투수도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