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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포항 그리고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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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포항 그리고 현재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08/04 17:04 수정 2022.08.04 17:06

신 현 기<br>칼럼리스트
신 현 기
칼럼리스트
15년 전 포항에서 일어난 일이다. 서른 살도 안 된 젊은 여자분이 뇌출혈로 쓰러져 포항 모 병원 응급실에 갔지만 감당이 안 되어 대구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그때에는 야간이나 주말에 뇌출혈이라는 중대한 질병에는 무조건 대구나 부산에 올라가곤 했다. 그만큼 의료기관의 의료진 인력이 없다는 뜻을 말한다.
특히, 영덕, 울진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포항으로 내려오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었다.
시급히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도로 위에서 사망한 포항은 의료의 불모지였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 증상으로 쓰러졌으나 수술할 의사가 없어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뒤 사망한 사고가 났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우리나라 굴지의 대형병원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응급의료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비현실적인 의료 수가로 지방의료기관들은 만성 적자에 허덕인다. 의료인의 수급이 불완전하여 충분한 혜택도 못 받고 상급 의료기관을 찾다가 사망하는 환자들이 속출한다. 하지만, 특정 질병에 대하여 특화하여 대학병원 못지않게 그 위기를 극복하는 지방 의료기관들의 혁신적 경영이 새롭게 조명된다.
15년 지난 현재 포항의 의료기관을 살펴보면은 뇌혈관 수술 전문병원과 정형외과 전문병원이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 보다 많은 의료진을 구성하여 24시간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참으로 복받은 포항시민들이다. 수술을 전담하는 전문의가 상주하여 직접 환자를 검사하고 바로 시술을 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정 질병에 대해서는 포항시민들은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형병원이 서울에 집중되어 거대 병원을 만드는 데만 골몰하지 말고, 실질적인 필요할 때에 제대로 발휘 못하는 의료기관이라면 특화된 의료기관으로 축소하거나 지방으로 이전하여 국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생각해 볼 일이다.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수술 의사가 없어 죽어가는 그 순간 포항에 위치한 에스포항병원은 뇌혈관 수술의사를 8명을 보유하며 매년 300건 이상, 지금까지 3,000례 이상 뇌혈관 수술을 통해 포항 사람을 살리고 있다. 이
처럼 굴지 대형병원의 문어발식 경영보다는 특화된 질병에 전문성을 두고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병원이 살아남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국가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의사과학자 양성하는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에 관한 담론이 형성되고 있다. 동해안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조속히 추진되어 포항의 의료 발전에 한층 도약이 되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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