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에 들어서는 이 시기가 되면 지치지 않고 더위를 잘 견뎌낼 수 있을까 가장 걱정이 된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던 시절에는 음식 하나도 더위를 이겨내고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먹었는데, 특별한 보양식이 아니더라도 까치콩과 죽순 같은 음식을 여름 밥상에 올려 지치지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힘을 길렀다.
까치콩은 단백질은 물론이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서 기운을 북돋우고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더위에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이나 배탈, 설사 등을 다스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까치콩을 여름철에 먹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까치콩을 볶아서 가루로 낸 다음 꿀로 반죽을 해둔 후 물에 타서 마시면 되는데, 소화기를 강화시켜서 속을 편안하게 하며 열을 내려주어 답답한 것을 풀어주는 데 좋다.
죽순은 찬 성질을 가진 식품으로 여름철 불쾌한 열기를 내려주고 갈증을 없애는 데 좋다. 장 속의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여름철에 탈이 나기 쉬운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여름철이 되면 주부들이 대량으로 구입해서 설탕에 재어두는 매실 역시 대표적인 여름 음식이다. 초록의 싱싱함이 느껴지는 매실은 동의보감에도 열과 갈증을 없애는 음식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해독 작용이 뛰어나서 음식의 독을 해독하며 여름철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매실의 신맛은 더위로 입맛을 잃었을 때 식욕을 북돋우는 데도 좋고, 유기산과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에 지치고 기운이 없을 때 이를 회복시켜주는 효과도 뛰어나다. 위와 장의 기능을 강화시켜주며 육류나 가공 식품의 섭취로 산성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알칼리성 식품이기도 하다. 다만 덜 익은 매실의 씨와 과육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 영양 간식으로 좋은 옥수수도 제철 음식으로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 단백질, 필수지방산, 비타민 등이 풍부한 옥수수는 위장을 보호해서 속을 편하게 해주고 더위에 쉽게 지치고 기운을 잃는 사람들에게 좋다. 비타민 B는 피로를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며 옥수수를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달여 먹으면 여름철 일사병을 예방하는 데도 좋다. 옥수수는 수염까지도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식품이다. 한방에서 옥미수라고 불리는 옥수수 수염은 열을 내리고 이뇨 작용을 해서 열이 많고 수분 대사가 좋지 않아 몸이 잘 붓는 사람들에게 좋다.찬 성질을 갖고 있는 오이나 가지 역시 여름철 열기를 식혀주는 데 효과적인 식품이다. 수분이 많은 오이는 한 개당 칼로리가 19㎉에 불과해서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좋고,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며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오이에 함유된 비타민과 무기질은 체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며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물대신 오이를 먹어도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보랏빛의 가지 역시 칼로리가 낮고 수분은 풍부하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피로 해소에도 좋다. 특히 가지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기 때문에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고 면역력을 증강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찬 성질로 열을 식혀주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서 뼈와 치아의 건강, 빈혈 예방에 두루 좋은 파래도 여름철에 자주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메밀 역시 불필요한 열을 내려주고 답답한 것을 풀어주며 루틴 성분이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오장을 편안하게 만든다는 상추도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서 여름철 피로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