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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포항공대서 세계 최초 개발 설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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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서 세계 최초 개발 설비 사라졌다”

김재원 기자 jwkim2916@naver.com 입력 2022/11/17 17:52 수정 2022.11.17 17:53
J 교수 퇴임하자 ‘나노공간 습도측정’ 설비 입찰 헐값 매각
과기부·한국연구재단, 대학 연구시설물 처분 방임 문제제기

교수실에 있던 '나노공간 습도측정 설비' 모습.
교수실에 있던 '나노공간 습도측정 설비' 모습.

포항공대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중요 설비가 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교수가 오랜 기간 기술축적과 과기부 등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따와 개발했는데, 교수가 퇴임하자 대학에 소유권이 있다며 설비를 입찰에 넘겨 헐값에 매각했다는 내용이다.
최근 포항공과대학교를 퇴직한 J 명예교수에 따르면, 수십년 축적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최초 개발한 ‘나노공간 습도측정’ 설비가 사라졌다.
이 설비는 나노 공간 내의 습도를 3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유일무이한 설비였다.
기술을 발명한 J교수는 “그 활용도 및 기술적 가치가 매우 높아 퇴직 전에 제자 교수(타 대학)에게 설비를 이전하여 나노 공간에서의 증발연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추진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항공대는 모든 자산의 대학소유권을 근거로 자산 처분과정에 퇴직 교수를 완전히 배제시켰다는 것이다.
해당 교수가 오랜 세월 축적한 기술과 정부 연구비를 바탕으로 세계최초 개발한 이 설비를 대학원생에게 지시하여 해체시키고 관련 부품들을 입찰로 매각해 버렸다는 설명이다.
“비록 대학에서 해당 부품의 불용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중요 부품의 입찰매각으로 인해 교수의 수십년 노하우와 개발기술의 결정체인 설비가 얼마 안되는 매각금을 남기고 일순간에 사라져버린 것은 매우 아타까운 일”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설비의 기술적 가치는 금액으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커서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고 세금낭비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설비를 이용하여 연구를 수행하던 젊은 교수와 대학원생도 좌절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로인해 엄청난 규모의 국민세금을 운용하는 과기부 및 연구재단은 대학의 연구시설물 처분을 방임하진 않았는지, 그 결과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진 않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연구설비는 해당 교수가 한국연구재단(과기부 산하)의 치열한 공개경쟁(여러 차례 심사)을 거쳐 최종 선정되고 엄격한 연구예산 심사를 거쳐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자금으로 구축된 설비를 대학이 해체 처분하여 이득을 취한 꼴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교수가 이직하게 되면 정부연구비 수주로 구매한 모든 설비를 무상으로 이직기관에 가져가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교수가 그 설비의 활용방안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어서 우리 과기부도 본받아야 할 점”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교수의 연구비 수주로 구축된 핵심기술의 설비를 대학 처분에 맡겨서 부품을 팔아먹고 핵심기술이 사라지도록 방임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다.
이에 대해 포항공대 측은 “모든 자산은 대학에 소유권이 있고 불용자산에 대한 매각은 공식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해당 교수님에게도 관련내용을 통보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J교수 측은 “마감 하루 전에 입찰참여 통보를 받았으며, 해당 설비의 가치를 안 국내외 다른 대학들이 설비이전을 요청했지만 중요 부품의 입찰로 헐값에 매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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