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과음으로 예민해진 간·장 다스리기..
오피니언

과음으로 예민해진 간·장 다스리기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2/12/11 16:41 수정 2022.12.11 16:42

김소형 한의학박사
김소형 한의학박사

12월 직장인들의 수첩에 업무 일정보다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 술 자리 약속이다.
크리스마스, 송년회, 새해 등 술 자리를 만들 기회가 연이어 있기 때문에 애주가들에게는 그야말로 놓치고 싶지 않은 시간일 것이다. 평상시 술을 잘 먹지 않던 사람들도 기분에 휩쓸려 한 두잔 마시다 보면 주량을 넘기기 쉽고 잠깐의 즐거움이 며칠의 숙취 고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시기에는 특별히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술 자리 전후로 간에 좋은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기본이다.
초록색을 가진 식품들이 특히 간에 작용해서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강화시켜준다. 브로콜리와 쑥, 부추, 시금치, 녹차, 솔잎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음식으로 간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려면 단기간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시는 애주가들은 평상시 간에 좋은 음식을 찾아서 꾸준히 챙겨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 술은 물과 불의 극단적인 성질이 합해진 것으로 본다. 평상시 건강한 사람의 경우 더운 기운이 아래에 있고 찬 기운이 위에 머무는데, 과음을 하게 되면 불의 기운이 몸의 위쪽으로 가고 물의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서 신체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신체의 기나 혈의 순환이 방해를 받고 순조롭게 되지 않기 때문에 음주 후의 두통이나 구토, 속쓰림 등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이런 증상들을 없애는 방법으로 땀을 내라고 했다. 술을 먹은 후 땀을 내주고 나서 소변으로 숙취를 배출하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방법은 지금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 숙취로 불편할 때 미지근한 물로 땀을 내는 반신욕이나 샤워를 해주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했을 경우에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어 사우나에 간다거나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일은 피해야 한다. 적당히 마셨다면 솔잎을 넣어 반신욕을 해주면 피로와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운동 역시 술을 마신 후 숙취 해소를 돕는데 운동으로 땀을 내면 알코올 찌꺼기와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연말에는 과음이 잦아지면서 장이 예민해져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생기기 쉽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나 호르몬 변화 등으로 유발되기도 하지만 술자리에서 과음을 하고 식사나 안주를 많이 먹어 과식을 자주 하게 될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생기면 복통이나 소화불량은 물론이고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게 된다. 체질적으로는 원래 장이 약하고 몸이 차며 속이 냉한 기질이 있는 소음인에게 자주 발생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술 자리를 줄이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장을 약하게 만드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안주를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이나 지압 역시 도움이 되는데, 반듯하게 누운 상태에서 양 주먹을 허리 밑에 넣고 무릎을 세운다. 이때 주먹 쥔 손등의 가장 높은 부분이 허리에 닿도록 한다. 그 상태에서 무릎을 천천히 오른쪽으로, 그리고 왼쪽으로 다섯 번 이상 눕혀주면 된다.
손을 비벼서 열을 낸 후 배를 마사지해주거나 핫팩이나 스팀 타월을 사용해도 효과적이다.
평상시 사무실 등에서 할 수 있는 장고타법 역시 좋다. 가볍게 주먹을 쥐고 배를 시계방향으로 조금씩 돌아가면서 두드려주면 이것 역시 예민한 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샤워를 할 때 배 부위를 따뜻한 물로 마사지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