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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환경파괴 불 보듯? 영천 그라티아이골프장 본격 조성..
경북

환경파괴 불 보듯? 영천 그라티아이골프장 본격 조성

오대송 기자 ods08222@naver.com 입력 2023/10/23 17:58 수정 2023.10.23 17:59
시행사와 주민 오랜 줄다리기 끝 합의 막바지

영천시 북안면 일대 추진되고 있는 영천그라티아이골프장 조성 사업이 난항 끝에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영천그라티아이골프장은 경북 영천시 북안면 유상리, 반정리 송포리 일대 113만㎡에 18홀 규모로 조성되는 골프클럽이다.
2007년 12월 환경성검토협의회 개최를 한 후 2010년 3월 영천시 자체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받아 2011년 5월 경북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골프장 조성 승인을 받았다. 이후 대구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
이후 시행사 측의 사정으로 10여 년간 사업이 미뤄지다 지난 2022년부터 사업 재개에 들어갔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이 지연돼왔다. 영천시가 유상 1·2리 2개 마을 주민들의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실시 계획 인가를 반려, 주민 동의 없이는 공사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시행사 측은 주민들의 요구가 과하다는 이유로 사업 철회까지 언급하고 일부 언론사를 동원해 주민들의 요구가 불법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기사를 보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골프장주민대책위원을 만나 확인한 결과 불법적인 요구가 없었고 시행사 측과 원만한 해결을 원했으나 시행사 측에서 터무니없는 보상금을 제시해 주민 동의를 해 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환경영향평가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골프장 예정부지는 보전산지에다 법정보호종 야생동물, 산림자원이 우수한 소나무, 곰솔, 희귀식물 등이 대거 서식하고 있어 골프장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법정보호종이며 멸종 위기 야생생물 2급 가시연꽃과 희귀식물인 LC등급(관심 필요종) 이팝나무 등이 다수 서식하며 조림지와 곰솔 군락이 각각 40만㎡, 20만 8149㎡를 차지하고 있어 산림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조사 결과 법정 보호종인 수달과 하늘다람쥐, 담비, 삵, 조류인 황조롱이, 원앙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 야생동물 2급인 새매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또한 이 지역은 급경사지가 전체 사업면적 53.7%인 60만 8326㎡에 달할 정도의 험준한 산악지형이다. 경사도 20도 이상 식생보전 3등급 이상 지역만 해도 34만 7719㎡에 달한다.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에서도 급경사로 인한 과도한 지형 변경, 재해위험증가, 자연경관 훼손, 생태계 파괴 우려를 제기했다. 식생보전 3등급 이상의 급경사 지역에 대해 제척하거나 원형보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환경전문가들은 경북도와 영천시가 우수한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상황을 예상하고도 골프장 허가를 내준 것에 대해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영천그라티아이골프장은 도시계획시설인 체육시설로 결정 받아 사업을 진행했었는데 현행법상 불법인 것으로 드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일련의 과정은 편법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오대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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