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한번 못하고 후반 55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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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공격수’박주영(29·아스날)이 이번에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초반 교체아웃됐다. <사진>
한국은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23분 이근호(29·상주)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다가 후반 29분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박주영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후반 11분 교체됐다.
박주영은 그라운드 위에서 보낸 56분 동안 6.385㎞를 부지런히 뛰었다. 하지만 지난 5월28일 튀니지(0-1 패)·8일 가나(0-4 패)와의 평가전에서 그나마 각각 기록한 슈팅 1개도 없었다. 지난 3월8일 그리스전(2-0 승) 이후 3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오히려 전반 9분에는 이청용(26·볼턴)의 침투 패스를 놓쳐버려 상대 골키퍼와의 1대 1 찬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전반 33분에는 어이없이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며 역습을 허용, 실점 위기까지 초래했다.
그러나 비판할 거리 일색이었던 지난 2차례 평가전과 달리 이날 박주영에게는 칭찬할 부분도 있다.
박주영은 이날 부지런히 움직이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면서 공간을 창출, 손흥민(22·레버쿠젠)·이청용·구자철(25·마인츠)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점은 돋보였다. 특히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전반 38분 손흥민에게 헤딩 패스를 보내줘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해줬다.
또한 한국과 러시아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두 차례 월드컵(2006독일·2010남아공) 경험을 바탕으로 젊고 월드컵 경험이 없거나 한 차례 뿐인 한국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젊은 주장 구자철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준 것도 인정할 수 있다. 지난 15일 치러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D조 이탈리아-잉글랜드전(2-1 이탈리아 승)에서의 이탈리아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와 같은 날 C조 코트디부아르-일본전(2-1 코트디부아르 승)에서의 코트디부아르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36·갈라타사라이)가 증명해 보인 '베테랑'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셈이다.
그러나 박주영은 그들과 달리 직접 골을 넣었어야 했다.
또한 후반 들어 계속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다가 교체된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주영과 동갑내기인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탈리아전에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17일 독일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왕성한 체력을 과시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경기 후에 박주영에 대해“전반에 수비적인 역할을 잘해줬다”고 한 것은 박주영의 진짜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소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이날‘제로슈팅’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박주영이 한국의 브라질월드컵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23일 알제리전에서‘원샷 원킬’이라는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