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TK의원 ‘정조준’ 3명 중 2명 ‘컷 오프’ 국민의힘 ..
정치

TK의원 ‘정조준’ 3명 중 2명 ‘컷 오프’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 총선기획단도 물갈이 가세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3/11/28 18:25 수정 2023.11.28 18:25

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보름 앞두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신의진)가 현역 국회의원의 여론조사 결과가 정당의 지지도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경우, 문제가 있음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권고하기로 했다.
사실상 지지율이 낮은 현역 의원에 대해 ‘컷오프(공천배제)’을 제안한 것이다. 2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무감사위가 전날 하위 당협으로 꼽은 곳은 총 46곳이다. 전체 감사 대상인 204개 당협의 22.5%P(포인트)에 해당된다.
다만 전국 253곳 중 당협위원장이 없는 39곳과 올해 8월 말 위원장이 새로 임명된 당협 10곳을 포함한 49곳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당무감사위가 하위 46개 평가자뿐 아니라 개인 지지도가 당 지지도보다 현격하게 낮은 의원들을 정조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은 통상적으로 정당 지지율이 개인 지지율보다 높은 지역이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이들 지역의 정당 지지율은 60%에 육박한다. 그러다 보니 해당 지역 현역 의원들은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TK, PK 현역 의원을 정조준한 ‘컷오프 가이드라인’을 띄운 것 아니냐”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신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격한 차이의 기준이) 지역마다 조금 다르다”며 “그 비율을 정당 지지도에 비해 본인 지지도 20% 차이로 할지, 15% 차이로 할지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많은 영남하고 수도권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15%, 20% 등 차등 적용하겠다는 것이며 과거 사례도 이 방식을 적용한 바 있다. 당내에선 이 같은 현역 의원 지지도 평가가 사실상 영남권 의원들을 겨냥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정당 지지율이 높은 TK와 PK 의원들에게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당무감사위가 자연스러운 ‘물갈이’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현역 112명 중 영남권 의원이 56명이다.
지역구 의원(89명)으로만 볼 경우, 3명 중 2명이 영남 의원이다.
당무감사위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하위 당협위원장의 실명과 현역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천룰’을 피드백하는 총선기획단도 같은 날 ‘현역 물갈이론’을 강조하며 힘을 보탰다. 일각에서는 “당 기구인 당무감사위와 총선기획단이 톱니바퀴 맞물리듯 동시에 공천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라며 “공천 혁신 압박을 받는 당 지도부가 공천 그립을 직접 세게 쥐고 나가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다.
총선기획단 대변인인 배준영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2008년에는 우리 당이 현역 물갈이율이 민주당보다 2배 높았는데 저희가 크게 앞서면서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현역 물갈이 폭이 크면 클수록 총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역 물갈이론’에 위기감에 처한 영남권 의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TK 한 초선 의원은 “(문항을) 오픈하지도 않으면서 (여론조사는) 사실상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 아니냐”고 반발했다.
영남권 의원들 사이에서도 “당 우세 지역에서 현역들을 빼내 빈자리에 대통령실 인사를 넣으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중순부터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 중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4곳을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벌였다. 최종 결과에는 현장 감사를 통한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 내부 여론조사 결과 등이 반영되었고, 당무감사 결과는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리얼미터 영남지사 관계자는 “최근 국민의힘 안팎에서 당무감사 하위 20% 의원 명단이 돌았다. 총선기획단과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공천배제 하위권 20% 원칙과 일치한다”면서 “당 지도부는 이보다 더한 엄격한 인적 쇄신을 통한 혁신공천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당무감사에서 배현진 의원이 현역 의원 중 1위를 차지했고,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1위를 했다. 당무감사위 핵심 관계자는 같은 날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이 각각 1위를 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공식 발표 여부는 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은 모두 서울에 지역 기반을 둔 여성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배 의원은 송파을에 지역구를 두고 있고, 나 전 의원은 동작을 원외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