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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룰’ 두고 신경전 스타트..
정치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 두고 신경전 스타트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04/18 17:06 수정 2024.04.18 17:06
당원투표 100%로 경선 변경
여론조사 포함 ‘민심’ 반영

22대 총선 참패 후 6월 말경 차기 지도부 선출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 개정을 두고 내부 신경전이 시작된 모습이다.
1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재 당헌에 명시된 '당원투표 100%'로 경선 방식을 변경해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함으로써 '민심'을 반영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도권 당선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예전의 경선 룰은 ‘당원투표 70% +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방식이었다.
당시 친윤(친윤석열)계 주류는 역선택 방지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룰 개정을 주도했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당심과 민심에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을 거둔 기세에 '민심이 윤심이고, 윤심이 곧 당심'이라는 논리로 밀어붙였다.
결국, 당 대표 경선에서 친윤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울산 출신 김기현 전 대표가 과반 득표율로 당선됐고, 이후 지도부는 영남·친윤 일색으로 채워졌다.
이 때문에 다수의 수도권 당선인은 국민여론조사를 배제한 탓에 당이 민심과 괴리되고, 수직적 당정관계를 고착함으로써 결국 총선 참패의 근본적 원인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이는 당 대표 선출부터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서울 도봉갑 김재섭 당선인은 총선 직후부터 전당대회 룰을 '당심 50%, 민심 50%'로 바꾸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정치 동아리는 아니지 않나"라며 "국민께 책임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라도 당원 100% 구조는 바뀌는 것이 맞다"고 룰 변경을 주장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김 전 대표에게 패한 안철수 의원도 룰 개정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안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뽑혔던 전당대회는 민심 50%, 당심 50%였다. 꼭 바꾸는 게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차기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인천 출신 윤상현 의원도 '당심 75%·민심 25%'로의 개정을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처럼 룰 개정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 사이에서 셈법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경남 출신 김태호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대표는 당심으로 뽑는 게 맞다"며 현행 '당원투표 100%' 유지에 힘을 실었다.
또, 다른 유력 주자도 "당의 위기 수습에 몰두할 지도부를 뽑겠다면서 또 룰 문제로 잡음이 일어서 되겠나"라며 "전당대회 준비 일정도 촉박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현행 룰 유지에 힘을 보탰다.
6월 말경 늦어도 7월 초에는 전당대회를 치러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할 계획인 당 지도부는 경선 준비, 선거운동 등 과정을 고려하면 룰 개정을 논의할 시간은 실제 넉넉하지 않아 보인다.
당장 '당심 100%' 룰 개정을 주도했던 주류 친윤계 역시 완강하다.
친윤계 A 의원은 "소위 당권 주자들로 거론되는 면면을 보면 당내 선거 경험이나 인지도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여론조사를 더 하든 안 하든 결과는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의 한 당선인은 "총선 참패 원인을 전대 룰에서 찾는 게 말이 되나"라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이 각자 유불리만 따져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룰 개정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내달부터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직 경쟁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룰 문제에 명확한 가닥을 잡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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