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총선 넉달만에 맞붙은 ‘한동훈·이재명’ 승자는?..
정치

총선 넉달만에 맞붙은 ‘한동훈·이재명’ 승자는?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4/08/19 16:07 수정 2024.08.19 16:07
10월 재보궐 선거, 첫 시험대
민생 강조, 대표 회담 급물살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 지지로 연임에 성공하면서, 집권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22대 총선 후 4개월 만에 또다시 맞붙게 됐다.
이 대표는 먼저 당 대표 서열에 오른 한 대표와 10월 재보궐 선거와 정국 주도권을 두고 앞으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회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총득표율 85.4%를 기록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경쟁자로 나선 PK 출신 김두관 후보는 누적 득표율 12.12%, 김지수 후보는 2.48%에 그쳤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겐 '영수회담', 한 대표에겐 '대표회담'을 연달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먼저 윤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 신임 대표로서 윤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한다"며 "지난 영수회담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윤 대통령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또 한 대표를 향해서는 "대표회담을 제안한다. 시급한 현안들을 격의 없이 의논하자"며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인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께서도 진상규명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 발의 특검안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한 대표께서도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안한 바 있으니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열린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구당 부활’에 대해서도 의논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극한적 대결 정치를 종식하고, 망국적 지역주의를 완화할 민주정치 발전 방안에 대해 의논하자"며 "의견 차이가 큰 부분은 뒤로 미루더라도 한 대표께서 약속하셨고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지구당 부활 문제라도 우선 의논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대표회담’ 제의를 환영한다면서도, 민생의제 결과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이재명 신임 대표의 당선을 축하드린다"면서 "(회담을)대단히 환영한다. 조속한 시일 내에 시간과 장소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회담을 통해 여야가 지금 미뤄지고 있는 여러 민생 과제에 대해 실질적인 많은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한다"며 "다양한 의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대표의 관계는 검사 출신의 여당 대표와 재판·사법 리스크 피의자로서 그동안 정치권에서 볼 수 없었던 매우 특이한 경우다.
지난해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 대표는 2월과 9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두 차례 이재명 당시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장시간 보고해 야당의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또 총선 국면에서는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내세우며 야당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당장 한 대표와 이 대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첫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오는 10월 16일 열리는 재보궐 선거는 4곳의 기초자치단체장만 뽑는 소규모 선거지만, 두 사람의 리더십을 재평가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월 재보궐 선거가 확정된 곳은 기초단체 4곳이다.
기초단체장 사망으로 자리가 빈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에서는 보궐선거가, 현직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된 전남 영광군·곡성군에서는 재선거가 열린다.
체급은 작지만 정치권 관심도는 매우 높다.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미니 총선’으로 불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고, 선거에서 패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수도권 위기론’과 ‘김기현 지도부 사퇴론’이 불붙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양당에서 새 지도부가 진용을 갖춘 후 처음 열리는 선거인 만큼 당력을 쏟아부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선거가 치러지는 4곳 중, 인천 강화군과 부산 금정구는 여당의 텃밭으로 반드시 수성해야 할 곳이다.
강화군은 역대 9차례 군수 선거에서 2002년 이후 보수정당 계열 후보들이 내리 7번 선출된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다. 이를 반영하듯 강화군수 선거는 여당 내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만 12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에서 1명만 등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금정구도 역대 9번의 선거에서 보수정당 계열 후보가 8차례 승기를 꽂은 여당 강세 지역으로 이변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이 강세 지역 2곳에서 야당을 압도적으로 제친다면 당내에서 한 대표의 입지는 한층 굳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하거나 패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 취임 후 목소리를 내지 않고 관망 중인 친윤(친윤석열)계가 공천 과정이나 선거 결과를 두고 한동훈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연히 대표가 되고 처음 치르는 선거니까 당내 입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정구를 빼앗기면 대표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9월 정기국회에 들어가면 원외 대표의 존재감이 없어진다. 한 대표가 뭘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비판들이 나올 것이고 상당히 곤혹스러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태기자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