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임명식에서 낭독한 '국민께 드리는 편지'에 대해 "국민을 현혹하는 말로 점철된 거짓말의 향연"이라고 비판했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국민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기업이 자유롭게 성장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돕겠다 했지만, 기업들은 미국발 관세 폭탄과 상법 개악 등 '기업 옥죄기' 정책에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 ‘과학 기술인 지원’ 약속에 대해선 "(반도체 특별법) 52시간 관련 법안을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결사반대했던 모습만 봐도 이는 허구에 가득 찬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조국과 윤미향 사면을 강행하고 대통령 변호인단을 '청문회 없는 요직'에 앉히는 등 국민이 아닌 오직 우리 편만을 챙기는 진영의 대변자가 더 어울리는 표현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15일)을 겸해 열린 국민임명식에서 '빛의 임명장'을 받았다. '모든 것을 포용하겠다'는 의미로 흰 넥타이를 매고 올라온 이 대통령은 감사 인사를 표하고 국민주권을 강조했다.
국민임명식은 어린이합창단의 노래 속 미리 선정된 국민대표 80인이 이 대통령에게 수여할 임명장을 들고 무대에 오르면서 시작됐다.
국민대표 80인은 광복 이후 민주주의, 경제성장, 과학기술, 문화 등에서 성과를 거둔 이들과 평범한 시민으로 구성됐다. 임명장 문구는 선정된 국민대표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사항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했다. 국민대표 직접 쓴 임명장을 무대 위 대형 큐브에 배치했다. 무대 위로 등장한 이 대통령은 국민대표 80인 중 4인으로부터 직접 임명장을 받았다.
국민대표 4인은 광복군 독립운동가이자 목연욱 지사의 아들인 1945년 8월 15일생 광복둥이 목장균씨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기업인 NC AI의 이연수 대표, 올해 칸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1등 상을 받은 허가영 감독이다.
국민임명식에는 국민대표 80인뿐 아니라 국민 3000여명이 특별 초청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가족, 종단 대표, 정치·경제·노동계 대표 등이다. 인터넷으로 참여한 일반 국민은 추첨을 통해 3500명을 초청했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시민은 초청되지 않은 시민까지 총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다만, 전직 대통령 등 보수 인사들은 대거 불참했다. 대통령실은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박근혜 전 대통령,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이순자 여사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야외에 오래 앉아 있기 어려워 불참했다는 뜻을 전달했고, 박 전 대통령 역시 건강상의 문제로 장거리 이동이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야당도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다. 송언석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대통령의 셀프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등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