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대통령실 비판하지 말고 소통 강화할 필요 있다” 지적
귀국 윤 대통령, 환영 나온 한동훈 대표와 인사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약 63% 득표율을 기록하며, 집권당인 국민의힘 지휘봉을 거머쥐은 한동훈 대표가 23일로 대표 취임 두 달을 맞는다.
당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취임 이후 이른바 '국민 눈높이' 민심과 민생 문제 해결을 기준점으로 삼아 정국 현안 대응에 주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당 외부에서는 현재 권력인 용산 대통령실과 미래 권력자와의 불편한 동행으로 당정 관계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표의 긍정 요인으로는 의료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를 의료계와 야당에 제안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에서 여야 민생 공통 공약 추진 협의기구 구성 합의를 끌어냈다는 자체 진단이다.
아울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이슈를 선점했고, 당내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며 소액투자자와 청년·소상공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구상에도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한 대표가 민생 현안에 집중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층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당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두 달 동안 손에 잡히는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했고, 당정 관계에서도 혼란만 가중 시켰다는 지적이다.
취임 후 한 대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반대, 2026년도 의대 증원 유예 입장을 내비치며 대통령실과 이견을 표출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아울러 한 대표가 원외 대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높다. '채상병특검법'의 경우, 전당대회 경선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별개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지만, 당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의원총회에 와서 본인 생각을 말하고, 의원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한 대표는 그렇지 않다"면서 "언론을 통해 대통령실을 비판하지만 말고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 지지율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와 맞물려 동반 하락하는 것도 한 대표에게는 악재 중의 악재다.
최근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가 정부 출범 후 최저치인 27.0%를 기록했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1.6%P(포인트) 동반 하락했다. 결국, 한 대표가 현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선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한 대표의 최대 숙제로 꼽힌다.
의료대란 위기 속에 정부와 의료계를 동시에 설득해 꽉 막힌 의정갈등을 풀어낸다면, 한 대표는 정치력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반대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흐지부지되고, 의정갈등이 지속되면, 한 대표의 존재감이 급속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24일 한 대표는 여당 지도부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찬 회동을 포함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당과의 소통을 더 강화하고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만찬 식탁엔 두 사람의 공통 숙제인 의정갈등 해법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료계 설득 방법을 놓고 의견을 달리해 온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이번 만찬을 통해 의정갈등은 물론 당정 갈등 우려에서도 벗어날지에 방점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의정갈등 출구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주요 원인이 의대 증원에서 비롯된 의정갈등인 데다 한 대표 역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놓고 리더십에 도전을 받고 있는 중이다”고 진단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응 역시 한 대표의 당면 과제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와 곡성군수 재·보궐 선거도 한 대표의 중요한 시험대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한다면 한 대표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