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는 음악’안성맞춤… 박효신 합격증
▲ © 운영자
“나는 장조 나는 단조 나는 화음 나는 멜로디 나의 단어 나의 문장 나의 느낌 나의 리듬 음악 속에 나는 박자 나는 쉼표 나는 하모니 난 포르테 난 피아노 춤과 판타지 나는 난 난 음악 ♪♬”
걸출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박효신(33·사진)다웠다. 뮤지컬‘모차르트!’에서 타이틀롤로 변신해 부르는 넘버‘나는 나는 음악’은 그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등 좋기로 소문 난 넘버들을 특유의 소몰이 창법 없이도 유연하게 불렀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호소력을 더했다.
하지만 기교가 전부는 아니었다. 천재 이전에 인간인 모차르트의 내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무대 위에 묻어났다.
2010년 라이선스 초연 때부터 모차르트를 맡은 임태경(41)·박은태(33)는 능수능란하다. 이번이 첫‘모차르트!’로 이들보다‘소년적인’박효신은 그래서 내면이 더 출렁이는 듯했다.
의욕이 앞서 동작과 걸음걸이가 다소 과장됐고, 세밀한 감정 표현은 임태경·박은태보다 못하다.
하지만, 이미 고수가 된 이들 사이에서 자신만의‘모차르트’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 전작‘엘리자벳’에서 발전한 기량을 보인 점도 높게 사는 부분이다. 박효신의 합류 외에도‘모차르트!’는 새로워졌다. 특히 ‘스위니 토드’‘번지점프를 하다’로 세밀한 연출력을 인증 받은 아드리안 오스몬드의 가세로 모차르트와 주변인물들의 갈등선이 명확해지는 등 구성이 탄탄해졌다. ‘스위니 토드’‘번지점프를 하다’로 오스몬드와 찰떡궁합을 과시한 무대디자이너 정승호 교수(47·서울예대 연극과)가 신선함을 더한다. 깊게 쓴 무대로 인한 입체감은 캐릭터의 다양성을 살린다.정 디자이너 특유의 곡선은 고급스럽다. 2막 마지막, 공중으로 부양하는 수많은 음표 조명 안에 숨겨진 ‘노란리본’에서 그의 마음도 확인할 수 있다.
8월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김소향, 임정희, 정재은, 민영기, 김수용, 신영숙, 차지연, 배해선, 임강희 등이 출연한다. 프로듀서 엄홍현, 협력연출 권은아, 음악감독 김문정, 안무 이란영. 의상디자이너 한정임. 175분(인터미션 20분 포함). 3만~13만원. EMK뮤지컬컴퍼니. 02-6391-6332 박효신 '모차르트' 합격점, 탄탄해진 무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