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황수경 처럼…
▲ © 운영자
“‘스케치북’을 진행한 후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고, 조금 얼굴이 두꺼워지기도 했죠. 유일하게 남은 음악 프로그램인만큼 사명감이 있습니다.”유희열(43·사진)은 2009년 4월부터 5년 동안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시청자에게 새로운 뮤지션, 색다른 뮤지션을 소개해왔다.
“유일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제작진이 제가 오고 난 다음부터 이상한 특집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하는 거에요.”
인정받는 뮤지션으로서의 위치를 내려놓은 짓궂은 아저씨가 던지는 농담에 웃다가‘스케치북’이‘선별한’ 음악을 자장가 삼아 듣는 이들은 많지 않다. 방송 시간대가 금요일 밤 12시20분으로 늦은 탓이다. 하지만, 유희열은 이를 긍정했다.
“만약 11시 시간대에 편성된다면 ‘스케치북’은 없어지지 않을까요. 전쟁터 같은 시간대잖아요. 지금보다 더 대중적이고 시청률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겠죠. 약간의 무관심이 ‘스케치북’을 지켜주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분이 볼 수 있고, 그 힘을 음악인들에게 되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합니다.”
‘이소라의 프러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이하나의 페퍼민트’를 더하면 20년을 이어온 KBS 2TV 심야 음악프로그램이다. 아이돌 음악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의 변화에 맞춰 프로그램의 성격도 변화해 왔다.
“지금 사랑받고 있는 가수들은 분명히 의미가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조금 주춤했던 것 같기는 한데 한 꼭지 정도는 정말로 숨어 있는 가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스케치북’에서 오랜 팬이었던 록그룹 ‘들국화’ 보컬 전인권(60)을 만나고 감격했던 그다. 다시‘스케치북’에서 ‘가왕’ 조용필(64), ‘문화대통령’ 서태지(42)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다.
‘세월호’ 참사로 연기됐던 5주년 특집방송을 27일 내보낸다. 장수 음악 프로그램의 노하우를 배워본다는 콘셉트다.
1980년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한 KBS 1TV ‘전국노래자랑’, 1993년부터 시작한 KBS 1TV ‘열린 음악회’, 1998년생 KBS 2TV ‘뮤직뱅크’의 진행자 송해·황수경·진운·보라와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가수 인순이·정기고·소유가 무대를 꾸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