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한테 선물하고 싶어요.”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아이세상 어린이집’ 한 아이가 던진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심금숙 원장은 “늘 받기만 하던 아이들에게 이번 만큼은 ‘주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염색 손수건 만들기 활동을 기획했다.
6일 칠곡군에 따르면 전날 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생 9명이 황토로 직접 물들인 손수건을 들고 왜관읍 우방1차 아파트 경로당을 찾았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할머니들에게 ‘인생 첫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손수건은 아이들이 사흘에 걸쳐 정성껏 만든 작품이다.
자연물을 접해보는 친환경 교육의 일환으로, 아이들은 흙에 물을 붓고 저어가며 손수건을 담갔다.
손에 묻는 것을 싫어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흙물의 감촉을 즐기며 염색 과정을 즐겼다.
심 원장은 “아이들이 손수건을 물들이며 색이 변하는 걸 보고 신기해했고, 마침내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물건을 만들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경로당에서 할머니들께 손수건을 전하며 수줍어했다.
평소에는 선물만 받던 아이들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줘본 것이다.
손수건을 받은 어르신들은 “이 어린 것들이 우리한테 선물을 다 하네. 우리가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예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심 원장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오래 기억에 남을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고받는 마음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아이들이 자연과 교감하며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배운 것 같아 더욱 뜻깊다”며 “작은 손길로 전한 따뜻한 선물이 지역사회에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강명환기자[일간경북신문=일간경북신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