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치러진, 22대 대통령선거는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 속에 결국 국민의힘 참패로 끝났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주목하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광역단체장은 총 17곳 중, 최소 11곳으로 전망한다.
이번 대선 결과를 그대로 내년 지방선거에 반영하면, 민주당은 ‘서울·인천·광주·대전·세종·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제주’ 등 11곳에서 승리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영남권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강원 등 6곳을 차지한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이 12곳, 민주당이 5곳을 차지했던 구조에서 볼 때, 민주당이 여론 지형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의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막강한 화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불과 10개월밖에 남지 않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강세를 점치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관심 쏠리는 지역은 서울과 영남권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9.05%를 득표해, 민주당 송영길 후보(39.24%)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7.13%,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55%를 득표해, 판세가 바뀌었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서울에서 민주당은 45.1%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국민의힘은 29.7%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결과와 비슷한 수치였지만, 국민의힘은 11.8%p가 빠졌다. 서울의 민심(民心)이 채 두달만에 바뀐 것이다. 영남권도 비슷한 추세다.
민주당은 보수의 심장 TK(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을 10.1%p 앞섰다.
PK(부산·울산·경남)에서는 국민의힘을 무려 21.4%p 앞서 나갔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대구에서 23.2%, 경북에서는 25.5%의 득표를 했다. TK 민심이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주었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것이다.
TK는 보수 색채가 여전히 강한 지역이지만 여당인 민주당이 강한 공약 실행과 후보 경쟁력을 통해 반전을 모색할 경우, 전략 변수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민주당는 차기 대구시장 선거에 대선주자급 후보를 출마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구에서 민주당이 단독 승리한 사례는 없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에 머무를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앞선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수성구에서 김부겸 후보를, 대구 북구에서 홍의락 후보를, 각각 당선시키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보수 텃밭에서 분열과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배를 준 것이다. 만약에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과거 여론조사 기준으로 현재 민주당 후보군 중에서 가장 근접하게 승산을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예상 득표율 범위를 가정(쳇GPT)에서 보수층이 분열하고 제3지대 후보 등장 시, 김 전 총리의 예상 득표율은 40%~45%이다.
인지도가 높고 정책역량이 검증된 인물이라, 보수 유권자의 일부 이탈 표심을 흡수한 것이다.
반대로, 보수층이 결집하고 국민의힘 대선주자급 후보가 등장 시, 김 전 총리의 예상 득표율은 30~ 35%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대선주자급 후보와 국민의힘 지지율 20%대라는 극단적 조건이 동시에 충족된다면, 민주당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의 권력이 최정상에 이를 시점에 치러지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반전을 꾀하기가 쉽지 않다”며 “보수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구시장 선거를 승리 하려면 ‘대안 야당’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대선주자급 선수가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잠룡으로 불리는 ‘원희룡-한동훈’ 같은 인물이 당을 환골탈퇴시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