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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워낭 소리..
사회

워낭 소리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7/03 20:42 수정 2014.07.03 20:42
설택길/시인

저녁노을 선명하게 보여 주던
영상 시간이 끝났다
 
이제 그 화면에 내가 보인다
 
나의 책상, 책꽂이
 
벽에 걸린 바지도 보인다
 
작은 기계 상자 속에는
 
세상 이야기로 시끄러운 사람들
 
시간이 흐를수록 밝아지는 형광등에
 
현기증을 느끼다 눈을 감는다
 
두 귀를 뚫고 들려오는
 
오래되어 늙은 컴퓨터 쉰 소리와
 
머리에 들어오는 그 작은 소리
 
너무도 오래되어 잊어버린 것 같은
 
한낮에 들었던 시골 밭 송아지 워낭소리가
 
자꾸만 아른거리며 혼란스럽게 한다
 
밭을 가는 어미 뒤에 이리저리 날뛰며
 
딸랑딸랑 들려오던 워낭 소리
 
소리의 궁합
 
복잡한 현실의 소리에 끼어든
 
순수한 토속의 소리에
 
나는 오히려 두통을 느끼며
또 한 알의 진통제를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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