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주전 좌익수로 분류되던 김현수(28)의 팀내 입지에 금이 가고 있다.
많은 출전 기회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면서 현지 언론에서는 대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김현수는 1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범경기 첫 볼넷과 함께 몸에 맞는 공으로 두 차례 출루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타석에서는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시범경기 11경기에 출전한 김현수는 타율 0.097(31타수 3안타)에 머물고 있다. 타점은 2개 뿐이며 홈런과 득점은 없다.
김현수는 시범경시 시작 후 23타수 연속 안타를 때려내지 못 했다. 이때까지만해도 김현수에게 더 기회를 주고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김현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는 등 타격감을 찾아가는 듯 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현수는 팀내 두 번째로 많은 36타석에 들어서 3안타에 그치고 있다. 시범경기에 참가하고 있는 아메리칸 리그 전체 타자 중 30타석 이상 기회를 잡은 선수는 16명이다. 김현수에게 누구 못지 않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지만 전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볼티모어가 스토브리그 동안 룰5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외야수 조이 리카드는 14경기에 출전해 34타수 10안타로 3할(0.294)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토론토전에서 김현수가 삼진 2개를 당하는 사이 리카드는 톱타자로 나서 멀티 히트와 도루도 성공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현지 언론도 김현수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볼티모어 지역매체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는 부진한 김현수에 대해 주전 좌익수 감인지에 대한 판단을 자제하고 있다"면서도 "분명히 대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시범경기 절반이 지난 시점을 언급하며 "볼티모어는 김현수에게 2년간 700만 달러를 지급한다. 지금까지의 모습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경쟁할 준비가 안된 것으로 보인다"며 "벅 쇼월터 감독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리카드에 대해서는 "리카드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되기 위해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볼티모어가 리카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로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리카드가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주전 좌익수를 놓고 김현수와 놀란 레이몰드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의 외야는 중견수 아담 존스와 우익수 마크 트럼보가 확고하게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김현수가 남은 시범경기 동안 부진을 거듭할 경우 주전 자리는 커녕 개막전 로스터 진입도 걱정해야 한다. 김현수로서는 이제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