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등 악재에 직격탄…한국경제 먹구름
삼성전자發 '어닝 쇼크'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암울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실적 발표로 그동안 예견됐던 '원화 강세=수익 감소' 상황은 확인된 셈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삼성전자마저 이익이 쪼그라지면서 국내 대표 제조기업으로 꼽히는 쌍두마차의 다른 한 축 현대자동차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제조업 전반의 실적 악화가 도미노 현상처럼 나타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5% 줄었고, 영업이익은 24.45% 급감했다. 계절적 비수기였던 1분기와 비교하더라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3.13%, 15.19%씩 감소, 위기를 실감케 했다.
일단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악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성장성 둔화에 대한 의구심을 거둬들이려는 모양새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고 "실적악화는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이며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원화강세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감소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무선 제품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시스템LSI ▲디스플레이 사업 약세 등을 꼽았다.
종합해보자면 원화 강세로 중국, 유럽 등 주력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 하락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다 보니 수익이 감소했다는 얘기다.
결국 원화 강세 상황에 따른 피해는 국내 제조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올해 2분기 말(6월30일) 기준 1011.8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말(6월28일) 1142.0원보다 1년 새 130.2원 떨어졌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남일같지만은 않다.
이날 현대증권은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감소한 2조19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2조2900억원보다 눈높이를 낮췄다.
기아차는 전년 2분기보다 29.8% 줄어든 7904억원(시장 기대치 9391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5∼6월 국내 휴일 수가 평년보다 늘어 생산에 차질이 생겼고, 원화 강세의 영향을 받아 2분기 자동차 관련주들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대부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이달 말께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2분기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 등 신차 효과로 인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보다 늘었다. 현대차는 2분기 126만8881대를 판매, 전년 같은 분기 121만9178대보다 4.1% 증가했다.
일단 현대·기아차는 해외 생산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은 다소 덜하겠지만 실적 하락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