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국회의원총선거로 16년째 이어져온 양당체제가 깨지면서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정치권은 새누리당의 과반의석이 깨지면서 여야간 극한 대결구도가 형성돼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휩싸이고 국정운영에도 큰 차질이 빚어져 '식물정부'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오히려 어느정당도 독주를 할 수 없게됐다는 점에서 극단적 대립이 사라져 대화와 타협으로 많은 민생법안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은 122석, 더민주는 123석, 국민의당은 38석, 정의당은 6석을 확보함으로 인해, 어느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중요성은 더 커졌고, 국민의당은 각종 법안 처리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됐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합친 의석은 160석,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합한 의석은 161석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나 더민주 중 한 당이 반대할 경우 어떤 쟁점법안도 처리할 수 없다. 양당간의 대화와 협상이 중요해진 셈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로서도 국회와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현 정부 또한 끊임없이 지적돼온 '불통'(不通)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국회로부터 협조를 받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전처럼 국민들을 향해 '국회 심판론'을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는 야권에도 마찬가지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까지 모두 힘을 합친다고 해도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나설 경우 법 처리가 요원하다.
때문에 20대 국회에서는 여야간의 긴밀한 협상과 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역설적으로 여야 모두에게 보다 성숙한 의정활동이 이뤄질 수 있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와 여권에서 야권과의 협상을 위해 '매파' 보다는 '비둘기파'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사실 정치권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진정한 선진정치를 실현하지 못할 경우 국민들의 비판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다.
국민들이 3당체제를 선택한 것은 기존 양당 구조 속 비생산적인 대결과 혼란의 정치를 끝내고 쇄신하라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즉 어느 한 정당의 일방 독주는 물론 패권적 행태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인 셈이다.
여야 모두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선진화된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캐스팅보트를 잡게 된 국민의당은 정책 입안의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선수'를 치고 나섰다. 벌써부터 19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를 열자고 제안하면서 '국민편' 민생정당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5일 "38석 원내교섭단체인 국민의당은 단순한 캐스팅보터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정치와 정책을 주도하는 국회 운영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도 "국민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원칙을 지키고 정치를 한다면 (양당 체제보다) 3당 체제가 훨씬 좋을 것"이라며 "3당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싸울 때 싸우고 협상할 때 협상하고 질 때 지고 이길 때 이기는 정치"라고,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