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5연승)와 SK 와이번스(4연승)가 연승을 질주하며 나란히 1, 2위에 오른 가운데 선두권 굳히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한화 이글스가 예상 밖 연패를 거듭하며 최하위를 기록 중인 상황에서 중위권 다툼은 일대 혼전 양상이다.
프로야구가 개막 4주차에 접어 들었다. 두산은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지난 주(12~17일) 5경기 모두를 승리하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인 더스틴 니퍼트(1승)와 마이클 보우덴(2승)이 3승을 합작했다. 유희관이 개막 2연패의 부진에서 벗어나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두산은 초반 다크호스로 떠오른 kt와의 주중 3연전을 통해 연승을 이어가려고 한다. 지난 시즌 kt전 12승4패의 절대 우세를 보였지만 1년새 쉽지 않은 상대가 됐다.
지난 주 등판하지 않았던 장원준이 9일 만에 선발로 나서는 두산은 1~4선발은 누가 나서도 믿을만하다.
오재일(타율 0.516)과 민병헌(0.333 4홈런 13타점) 등이 이끄는 타선은 연승 기간 평균 9점씩을 뽑아주며 투수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kt에 이어 최하위 한화를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두산은 이미 지난주 한화와의 3연전을 스윕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이변이 없는 한 선두권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초반 1승4패로 시작해 두 차례 4연승하며 어느덧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SK는 만만치 않은 상대인 넥센과 NC를 만난다.
SK는 에이스 김광현과 크리스 세든, 메릴 켈리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윤길현과 정우람이 빠진 불펜진은 정영일과 채병용, 박정배, 박희수 등이 제몫 이상을 해주고 있다.
특히 마무리로 나서고 있는 박희수는 6경기 등판해 실점 없이 1승 3세이브로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최하위 후보라는 불명예를 딛고 끈끈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넥센과 아직은 우승 후보 다운 포스에는 못 미치는 NC를 상대로 5할 승률만 거둬도 선두권 유지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지난주 팀 타율 0.341을 기록하며 매서운 방망이를 선보인 LG 트윈스도 NC와 넥센을 상대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LG는 경기당 6점 가까이 내주면서도 8점 이상을 뽑아낸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4승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오지환, 정성훈 등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무엇보다 반갑다. 야수진을 꽉 채우면서 팀 성적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홈런 5개로 단독 선두에 오른 루이스 히메네즈는 복덩이. KBO 전체 타자 중 가장 높은 승리기여도(WAR·대체 선수보다 팀에 안긴 승리 수)인 1.14를 보여준다.
우규민(평균자책점 2.04)을 제외하면 선발진의 활약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올 시즌 전체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늦게 계약한 투수 스캇 코프랜드가 출격을 앞두고 있어 힘을 보탤 전망이다.
4위 넥센 히어로즈(7승1무6패)와 9위 KIA 타이거즈(5승7패)의 승차는 1경기 반에 불과하다. 그 만큼 초반 중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엇비슷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듯 약점도 뚜렷한 이들은 이번주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어 경기를 내줄 경우 자칫 하위권으로 처질 수 있다.
넥센은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발 신재영(3승)의 깜짝 활약과 불펜진의 물량 공세로 의외의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운드를 좀 더 안정적으로 꾸릴 필요가 있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0.301)을 넘기고 있지만 다소 무뎌진 느낌이다. 외국인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최근 부진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이번주 최하위 한화와 9위 KIA를 상대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는 안정적인 전력에 비해 초반 고전하며 6승7패로 나란히 공동 7위에 머물러 있다.
두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NC는 경기마다 변수에 부딪히며 승보다는 패가 많지만 투타가 안정돼 있어 언제든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은 선발진부터 타선까지 예기치 않은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경기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새로 계약한 외국인 선수 3명 모두 아직은 한국무대 적응에 애를 먹고 있어 당분간 불안감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초반 순위 판도의 최대 변수는 무엇보다 한화 이글스의 추락이다.
지난주 분위기 반등을 노렸으나 오히려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5연패하며 2승11패로 꼴찌 자리만 더욱 공고히 했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암울하다. 패한 5경기에서 56점(평균 11.2점)을 내주는 동안 득점은 13점(평균 2.6점)에 그쳤다.
선발진이 무너지며 주간 팀 방어율은 9.80에 달했고, 홈런포는 완전히 실종됐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했다.
여기에 개막 3주 만인 지난 13일 1군 투수·배터리 코치 교체가 이뤄진 뒤 2군으로 내려간 고바야시 세이지 투수 코치가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떠난 것으로 전해져 팀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번 주도 험난한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팀 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와 두산을 상대하기 때문. 완전히 무너진 한화의 마운드가 롯데와 두산의 핵 타선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