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격 지도자들이 세계를 누비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5일(한국시간)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 테스트이벤트(프레올림픽)를 겸해 열리는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사격 대회에 외국팀을 이끌고 모국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한국인 지도자들이 있다.
한국 사격은 2012 런던올림픽 사격 종목 종합 1위(금3·은2)에 올랐다. 사격 강국의 입지를 다졌고 덩달아 지도자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졌다.
장재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이 대표적이다. 2008 베이징 패럴림픽 한국 대표팀을 지도했다. 실업팀 KB국민은행 감독 등을 지냈던 장 감독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으로 부임했다.
장 감독은 "아랍권 국가에서 한국인 지도자를 영입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 사격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박충건 감독도 지난해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박 감독은 "요즘 아시아권 국가들이 우수한 지도력을 갖춘 한국 지도자들을 선호하고 있다. 처우도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에 따르면 인프라가 좋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은 사격장이 많은 한국을 훈련지로 선호한다. 베트남 대표팀도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인천 옥련 국제사격장에서 훈련할 계획이다.
진종오(kt)의 스승으로 알려진 김선일 감독은 대만 대표팀을 이끌어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지난 18일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대만 선수 2명이 결선에 올라 각각 4위와 8위를 했다.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한국 선수들 중에는 김장미(우리은행)가 유일하게 결선에 올라 5위에 그쳤다.
김선일 감독은 2004년부터 10년간 한국팀 남자 권총 코치를 맡았고 지난해 대만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급하게 브라질로 향했던 한국 선수단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일 남자 10m 공기소총 본선에 출전한 한국 선수 3명은 모두 상위 8명이 진출하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정지근(경기도청)이 622.6점으로 본선 33위, 한진섭(갤러리아)이 621.5점으로 43위, 김현준(IBK기업은행)이 619.7점으로 51위였다.
남자 50m 권총 예선을 통과한 진종오와 이대명(갤러리아), 김청용(갤러리아)은 20일 본선과 결선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