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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산사의 밤..
사회

산사의 밤

운영자 기자 입력 2014/07/10 19:43 수정 2014.07.10 19:43
설택길/시인

산에움길 바위산 돌아
저기 외로운 산사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하는 곳인가
 
은은히 들려오는
 
노승의 불경 소리
 
가슴에 가득 고인
 
세상 고뇌 잊게 하려나
 
 
 영롱하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에도
 
소록소록 돋아나는
 
산나물의 새순에도
 
아랸야(阿蘭若)의 향내음이
 
아련히 베어 흐르네

태양이 지나간
 
계곡의 하늘
 
적막감을 부르며
 
거무스레 짙어가면
 
짝을 부르는
 
산새의 울부짖음에
 
물 마시다 놀란 다람쥐
 
뛰어가다 돌아보고
 
나릿물 바위틈에 쪼그려 앉아
 
뽀송송한 꼬리 흔들며
얼굴 단장을 한다
 
 
 산사의 촛불에
향내음 가득 젖어
 
밀려오는 고요한 어둠
청정하게 밝혀가면
 
또 하루 산사의 밤
속절없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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