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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문충성, 그럼에도 '마지막 사랑 노래'..
사회

문충성, 그럼에도 '마지막 사랑 노래'

뉴시스 기자 입력 2016/06/01 16:19 수정 2016.06.01 16:19
 

 

 


 시인 문충성(78)씨가 스물한 번째 시집 '마지막 사랑 노래'를 펴냈다.

1977년 '문학과지성'을 통해 등단한 문 시인은 바지런히 1000여 편의 시를 발표했다. 때때로 절필 선언을 한 그가 이번 시집에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음에도 이 역시 '사랑 노래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이유다.

표제작 '마지막 사랑 노래'에서 "낭만적 이상이 숨 쉬는 공간으로의 도약 / 넘어지고 또 넘어져도 끝내 포기할 수 없는 갈망"이라고 노래하는 것처럼 말이다.

문 시인은 손에 꼽히는 서정 시인이다. 바다, 무지개, 바람, 달빛과 같은 따뜻하고 친근한 시어들을 그리움이란 감정에 엮어 풀어낸다. 거기에는 끝내 채우지 못한 결핍과 갈망의 정서가 녹아 있어 저릿하다.

"올라간다 미끄러지며 / 이 하늘 저 하늘로 // 찢어진 구름 타고 / 오늘도 // 엄마가 사는 / 하늘로"(승천 연습)라고 노래하는 '승천(승천) 연습' 부분이 대표적이다.

하늘을 비롯해 허공, 무지개 등의 자연적인 물상은 문 시인이 바라는 이상적 모습을 상징하는 시어다. 저만치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목메도록 애타는 심정을 보여준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진하는 "낭만적 지향이 강렬한 만큼 이를 가로막은 현실의 타락은 신랄한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평했다.

문 시인의 또 다른 근원의 공간은 제주도다. 50여 년의 세월을 보낸 그의 실제 고향이자 시시때때로 돌아다보게 되는 회귀의 장소다.

각주 없이 달린 중간중간의 도체비 고장(산수국), 대죽낭(수수깡) 등 제주도 방언은 제주에서 태어나 마음속에 평생 고향을 품고 살아온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지난 시집 '허물어버린 집'(2011·문학과지성사)에서 4·3 사건으로 얼룩진 유년 시절의 기억을 그렸다. 이번 시집에서는 지나치게 상권에 침식당해 이전의 흔적을 지워가고 있는 현재의 제주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그럼에도 차마 놓을 수 없는 애착을 드러낸다. "삶이 고달프면 바닷가로 나오라"며 "불타는 가슴/어루만져줄"('바닷바람') 치유의 공간으로 작용한다. 139쪽, 8000원,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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