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친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술 부족을 꼽았다. 힘없이 무너진 스페인전에 대해서는 "수비진이 너무 과감했다"는 의견도 내놨다.
슈틸리케 감독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과 만나 "하루 이틀 만에 개선될 것 같지는 않지만 기술 부족이 드러났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상대 압박이 심할 때는 더 이런 문제가 나타났다"고 2연전을 돌아봤다.
한국은 지난 1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첫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스페인에 1-6으로 대패했다. 하지만 나흘 뒤 체코를 2-1로 꺾으며 1승1패로 일정을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중들은 결과를 두고 평가하는데 난 다르게 생각한다"면서 "스페인전에서는 우리가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스코어 때문에 가려진 부분이 있다. 반대로 체코전은 안 좋은 모습이 나왔는데 좋은 결과 때문에 (단점들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전 대패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 너무 과감했다. 공격에서 과감한 것은 좋았는데 수비에서도 너무 과감했다"고 돌아봤다.
체코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석현준(25·FC포르투)을 두고는 "대표팀 합류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다. 많이 뛰고 열심히 해서 기회가 왔을 때 득점으로 연결했다"고 칭찬했다.
한국은 오는 9월 시작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의 강팀들이 월드컵 티켓 확보를 위해 모두 나서는 만큼 결코 쉽지 않은 일정이 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는 유리할 것 같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많이 없기를 기대해야 한다. 김진수나 박주호, 이청용 같은 모습이 더 많은 선수들에게 나오면 힘들 것"이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슈틸리케 감독 일문일답.
-2연전을 정리한다면.
"오스트리아에서는 폭풍을 만났는데 체코에서는 화창한 날씨였다. 대중들은 결과를 두고 평가하는데 난 다르게 생각한다. 스페인전은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스코어 때문에 가려졌다. 반대로 체코전은 안 좋은 모습이 나왔는데 좋은 결과 때문에 드러나지 않았다."
-원정 평가전을 통해 얻은 수확과 문제점을 알려달라.
"긍정적인 점은 대패한 이후 정신적으로 흔들림 없이 회복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하루 이틀 만에 개선될 것 같지는 않지만 기술 부족도 드러났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상대 압박이 심할 때는 더 이런 문제가 나타났다. 고민이 필요하다."
-석현준과 윤빛가람이 체코전에서 골을 넣었는데.
"석현준은 대표팀 합류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다. 많이 뛰고 열심히 해서 기회가 왔을 때 득점으로 연결했다. 윤빛가람의 경우 득점만 두고 평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볼 터치나 볼 간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평가해야 한다."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어느 정도 확인한 건가.
"두 경기를 같이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 경기에서만 그 차이가 뚜렷했다. 스페인은 유로 우승 후보이자 월드컵도 우승할 수 있는 국가다. 그 경기에서 세계 수준과 차이가 많이 드러났다. 스페인전은 전반 25분까지 내용이 상당히 괜찮았다. 오히려 체코전 전반 25분보다 더 나았다. 두 경기에서 보인 좋은 모습을 조화시켜야 할 것 같다. 스페인전은 너무 과감했다. 공격에서 과감한 것은 좋았는데 수비에서도 너무 과감했다. 체코전은 반대로 투지 있고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는데 수비에서는 좋았지만 공격할 때는 세밀함이 떨어졌다."
-최종예선 준비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3개월 뒤 일을 예측하기란 상당히 힘들다. 그 사이 이적이나 몸 상태 등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꾸준히 출전하는 선수는 유리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많이 없기를 기대해야한다. 김진수, 박주호, 이청용 같은 모습이 더 많은 선수들에게 나오면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