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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모성애의 성취와 확장…영화 '비밀은 없다'..
사회

모성애의 성취와 확장…영화 '비밀은 없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6/06/15 18:26 수정 2016.06.15 18:26
 



 "모성애가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이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우리나라 엄마들의 각별한 모성애를 떠올렸고, 엄마가 아이를 잃었을 때의 끔찍한 상황을 상상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불완전한 여자에게 모성애가 어떻게 성취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8년 전 '미쓰 홍당무'로 데뷔해 단번에 관객과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경미(43) 감독은 8년 만에 내놓은 그의 신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감독의 새 영화 '비밀은 없다'가 14일 오후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경미 감독의 말처럼 엄마와 딸의 이야기였고, 이 감독은 이 서사를 강력한 스릴러의 틀 안에서 풀어냈다.
 줄거리는 '어느 날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선 엄마의 이야기'다. 이렇듯 '비밀은 없다'는 숱한 스릴러물과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이야기의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은 여타의 스릴러 장르 영화들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스릴러 영화에서 잘 쓰이지 않는 생경한 미장센을 사용하는 건 물론이고, 시각적인 부분을 넘어 음악·음향·대사도 평범하지 않다.
 이 감독은 이와 관련, "목표는 긴장감이었다"며 "그림으로 보이는 정보도 있지만 귀로 예민하게, 집중도 있게 들어오는 정보도 중요하게 다뤘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보이는 방식과는 분명 다르다"고 설명했다.
 '비밀은 없다'는 '반전의 영화'로 봐도 무방하다. 엄마 '연홍'(손예진)은 딸 '민진'의 행방을 쫓아가면서 점점 딸이 어떤 아이인지 알아간다. 연홍이 가진 정보와 실제 민진 사이의 괴리가 반전으로 이어져 마지막 장면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이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 감독의 데뷔작인 '미쓰 홍당무'를 제작했고, 각본 작업에 참여했으며 특별출연도 할 정도로 이 감독과 각별한 사이다.
 이 감독은 "박찬욱 감독은 내가 끄적이는 모든 걸 봐주는 분이다. '여교사'라는 작품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방황할 때 '스토커'를 작업 중이던 박 감독이 전화를 걸어와 '여교사'의 서브플롯을 메인으로 발전시켜보라는 제안을 했고, 그 이야기를 계기로 '비밀은 없다'가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모성애를 드러낼 배우로 손예진을 선택했다. 손예진은 이번 작품에서 중학생 딸을 가진 엄마를 연기했다. 손예진이 엄마 연기를 한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의 연기 경력을 고려하면 모성애와 손예진은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누구나 예상하는 그런 엄마가 아니기를 바랐기 때문에 손예진을 원했다"고 답했다. 그는 "손예진이 중학생 딸을 뒀다는 설정으로 오히려 연홍을 이상한 엄마로 보이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비밀은 없다'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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