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 오란씨’(1970년대 동아식품 오란씨 파인 광고),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1993년 에이스 치대 광고), ‘가끔, 아내의 이름을 불러 보세요’(1993 쌍방울 광고)….
넓을 ‘광(廣)’ 아뢸 ‘고(告)’, 광고는 말 그대로 사람들에게 제품 정보를 널리 알리는 일이다. 오늘날 광고는 제품과 기업의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언어와 시각의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광고 언어는 ‘소리’와 ‘글자’, 그리고 그 내용을 표현한 ‘글자 디자인’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질 때 광고는 최고의 ‘말맛’과 ‘글멋’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130여 년 한국 광고의 역사를 우리말과 글의 관점에서 풀어낸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이 28일부터 11월27일까지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광고 언어의 힘, 보는 순간 당신은 이미 사로잡혔다’ 전이다. 광고에 쓰인 우리말과 글의 역사를 다룬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에서는 신문·영상·도면 등 광고자료 357점과 시대별 대표적인 광고 문구 283점 등 모두 640여 점을 소개한다. 한국 최초의 상업 광고가 실린 1886년 2월 22일자 ‘한성주보’, 1896년 11월 발간된 ‘독립신문’ 국문판과 영문판 광고, 최초의 전면 광고인 ‘영국산 소다’가 실린 1899년 11월 14일 자 ‘황성신문’ 등이 포함됐다.
개화기 신문 광고와 1930년대 유한양행의 ‘네오톤 토닉’ 의약품광고 등 일제강점기 광고, ‘리더스 다이제스트’ 등 광고 글자 표현에 힘썼던 김진평(1949∼1998)의 한글 디자인 도면 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