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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격정의 '메디아'로 변신...명동예술극장..
사회

이혜영, 격정의 '메디아'로 변신...명동예술극장

운영자 기자 입력 2017/02/14 20:34 수정 2017.02.14 20:34
패션계 거장 진태옥, 연극 무대의상 첫 도전

 그리스 비극의 정점으로 통하는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가 배우 이혜영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다시 태어난다.
이혜영은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오는 24일부터 4월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이는 '메디아'에서 타이틀롤을 연기한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함께 당대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는 주인공 '메디아'가 행복하게 살던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버린 남편 이아손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결국 파국을 맞는 내용이다.
메디아는 모든 걸 걸고 사랑한 남편 이아손이 크레온 왕의 딸과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실감과 분노를 느낀다. 크레온은 복수를 할까 두려워 당장 이 땅을 떠날 것을 메디아에게 명하고, 이아손은 용서를 빌기는커녕 자신의 타당성을 주장하며 메디아의 분노를 질타한다.
이웃나라의 왕 아이게우스는 메디아를 동정하며 도움이 필요할 경우 신변의 보호를 약속한다. 드디어 메디아는 복수할 계획을 세우고 이를 행동으로 옮긴다.
공연 내내 격정적인 심리 변화를 표현해야 하는 메디아 역은 특히 여배우들에게 '메디아'를 필생의 도전작으로 만든 이유다.
영화, 드라마, 심지어는 뉴스 앵커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종횡무진 활동해온 이혜영은 2012년 연극 '헤다 가블러'로 동아연극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극배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또 지난해 4년만의 복귀작으로 선택한 국립극단의 연극 '갈매기'에서 작가 지망생 아들을 둔 유명 여배우 '아르까지나'를 맡아 무대에서의 탄탄한 연기 내공을 다시금 뽐냈다.
모든 것을 바쳤지만 결국 버림받고 마는 비극적 인물 메디아는 이아손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과 격정적인 배신감, 그리고 자신의 아이마저 죽이게 되는 극한의 분노를 모두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다. 이혜영은 이번 무대에서 모든 것을 잃고 고립돼버린 한 여자의 절망적인 심경을 들끓는 에너지로 풀어낸다.
신화 속 인물 메디아의 심리를 과감하게 그려낸 에우리피데스의 고전은 헝가리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에 의해 동시대적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지난해 국립극단의 셰익스피어의 작품 '겨울이야기'를 연출한 그는 고전 희곡을 오늘날의 무대에 맞게 탈바꿈시킨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메디아'에서는 패션계의 거장 진태옥이 처음으로 연극 의상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영국 파이돈사 선정 '20세기를 빛낸 패션인 500인'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그는 2015년 데뷔 50주년 기념 전시 개최 후에도 나이를 잊은 듯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3년 세계적 패션 컬렉션인 프랑스 파리의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 한국인 최초로 참가했다.
우아한 고전미에 실용성을 더한 의상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유니폼을, 2003년 아시아나 항공 유니폼을 디자인한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겨울이야기' '세일즈맨의 죽음' '햄릿' 등 그간 여러 작품에서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와 김창기 조명 디자이너가 가세, 도시적인 분위기의 중립적인 공간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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