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주제가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홍길동의 여정을 통해 사랑이 실재하고, 유용하며, 현실적으로 쓸모가 있는 가치관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MBC TV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진창규) 제작진은 16일 이 드라마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은 "인물들의 사랑·우정·배신·야합·투쟁·승리의 서사가 긴박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느긋하게 마음을 풀어놓고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홍길동과 그의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은 시청률 면에서는 경쟁 프로그램 SBS '피고인'에 못 미치지만 '피고인' 못지않은 지지를 받는 작품이다('역적' 10.6%, '피고인' 22.2%). 총 30부작에 6회까지 방송됐지만, 김상중 등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탄탄한 이야기 전개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역적'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홍길동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다. 정통 사극이며, '홍길동전'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요소들이 매회 등장해 관심을 끈다. 시청자가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제작진에게 묻고, 그들이 답했다.
-'역적'은 소설 '홍길동' 속 홍길동이 아닌, 역사 속 실존 인물 홍길동을 다룬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극 중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홍길동에 기반을 둔 '홍길동 외전'이라고 볼 수 있다. 허균의 소설 속 홍길동은 아버지가 양반임에도 서자이기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다. 하지만 '역적'의 홍길동은 조선사회 가장 낮은 계급인 씨종의 아들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상류층 혹은 로열패밀리에 대한 선망이 전혀 없는 인물이다. 다시 말해, 영웅이라면 응당 로열패밀리의 피가 섞였을 것이라는 판타지 혹은 막연한 선입견을 부수고 시작하는 인물이다."
-극 초반 길동의 아버지 아모개(김상중)의 역할이 중요했다. 성인 홍길동(윤균상)이 등장하며 그의 역할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길동의 아버지는 성인 길동의 등장하면서 길동에게 서서히 바통을 넘겨줄 것이다. 그 시점을 놓고 자연스럽게 성인 길동이 연착륙할 수 있는 개연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모개의 자연스러우면서도 강렬한 퇴장을 어떻게 표현할지 작가와 연출자, 제작진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