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은 산이 솟은 듯하고 소리는 용의 소리 같았다’
맑고 웅장한 신라대종 천년의 울림이 경주시 전역에 울려퍼졌다.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국보 제29호)의 모양과 크기, 소리와 종 표면에 새겨진 문양까지 똑같이 복원한 신라대종의 첫 공개 타종행사가 제98회 삼일절을 맞아 3천여명의 경주시민과 함께 성대하게 열렸다.
성덕대왕신종이 신라 혜공왕 771년 주조된 후 2003년 개천절 타종 행사를 끝으로 보전을 위해 타종이 중단됨으로써 세계 제일의 종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자, 지난 2014년 경주시와 시민들의 정성과 뜻이 모여 지난해 6월, 1,245년 만에 신라대종으로 재현됐다.
청동 재질에 높이 3.75m, 둘레 7m, 무게는 18.9톤에 달하는 신라대종은 단순한 복제품이 아니라 처음부터 복원적 재현이라는 원칙아래 신종과 1%의 오차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제작되었으며, 음향에 있어서도 모든 영역대의 주파수와 화음도가 일치해 맑고 영롱하며 웅장한 천년의 울림을 그대로 살려냈다.
지난해 11월 침체된 도심 경제 활성화와 동부사적지, 대릉원 등 주변 문화유적 접근성을 고려해 구.시청 청사 자리에 종각 세워 안치한 신라대종은 앞으로 신종을 대신해 시민의 날, 광복절, 제야의 종 타종식 행사는 물론 국내외 귀빈, 관광객과 시민들에게도 타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권경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