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승용차 계곡물 휩쓸려 일가족 7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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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 텐트 덮쳐 3명사상 주말 대구와 경북지역은 12호 태풍‘나크리(NAKRI)’로 인한 집중호우와 강풍이 거세지면서 캠핑에 나섰던 일가족이 계곡물에 휩쓸려 숨지는 등 인명피해와 사고가 속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7명이 숨지고 2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지만 경북지역에서만 10명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상황이 정리되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주말인 2일과 3일 휴가를 나온 가족 여행객들이 밤사이 태풍 나크리의 폭우와 강풍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주말 캠핑 즐기던 어린이 포함 가족 등 8명 숨져
3일 오전 2시 30분경 청도군 운문면의 한 오토캠핑장 앞 다리에서 윤모(27, 경남 김해)씨의 아반떼 승용차가 불어난 계곡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윤씨 등 남자 성인 1명과 어린이 2명, 여자 성인 4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한모(46, 여)와 남동생(38), 딸 윤모(21)씨, 딸의 친구 박모(21, 여)씨, 한씨의 올케 한모(36)씨, 올케 한씨의 두 아들(5세·2세)로 윤씨의 일가족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계곡에 피서를 왔다가 밤사이 비가 많이 오자 철수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추측된다”며“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영덕에서는 강풍에 소나무가 부러지면서 야영을 나온 한 가족의 텐트를 덮쳐 어린이 1명이 목숨을 잃었다.
3일 오전 8시55분께 영덕군 지품면의 한 야영장에서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가 텐트를 덮쳤고 이 사고로 텐트 안에 있던 권모(7)군이 숨졌다. 또 권군의 누나(10)와 윤모(39)씨가 다쳤다. 당시 텐트 안에는 7명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텐트에 떨어진 소나무 가지가 지름 70cm, 길이 8m가량 된다”며“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이 불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집중호우 탓에 피서객 고립, 절개지·담 붕괴사고도 잇따라
쏟아진 폭우로 인해 인명고립은 물론 파손과 붕괴사고도 속출했다.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에는 이날 109㎜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하옥계곡의 물이 불어나 피서객과 주민 49명이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또 경주에서는 3일 오전 6시경 정모(57)씨 등 남여 2명이 차량으로 경주시 산내면 외칠리 하천을 건너려다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급류에 고립됐다.
정씨 등은 차량 지붕위로 올라갔으며 신고를 받은 경주소방서 119구조대는 현장에 출동해 도하 로프 등을 설치해 이들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3일 새벽 4시 50분경에는 대구 수성구 두산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가로수가 도로에 쓰러져 차량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고 앞서 새벽 1시 30분경에는 대구 달서구 본리동의 한 아파트 담장이 무너져 담벼락에 세워져 있던 차량 2대가 파손됐다.
이날 오전 9시 10분경에는 성주군 벽진면 군도 9호선의 봉학저수지 주변 도로 절개지가 무너져 내려 차량 통행이 일시 통제됐다. 성주군은 중장비 2대를 동원해 1시간여 만에 토사를 처리해 차량통행이 정상화됐다.
▶나크리 소멸, 태풍 할롱 북상
12호 태풍‘나크리(NAKRI)’는 3일 오후 3시를 기해 소멸됐지만 태풍‘할롱’이 북상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나크리는 이날 오후 3시 전북 군산 서남서쪽 약 180㎞ 해상에서 세력이 약화돼 열대저압부로 변질되면서 소멸됐다. 태풍이 소멸되면서 지역에 내려졌던 태풍주의보는 해제된 상태다.
그러나 태풍 나크리에 앞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태풍 할롱이 괌에서 일본 오키나와 쪽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 서남서쪽 약 140km 부근 해상에서 북북동진하고 있으며 중심기압 985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4m, 강풍 반경은 250km로 아직까지는 소형 태풍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