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시절 레버쿠젠 손흥민에 3골 헌납 이용수 기술위원장, 비밀리에 협상 출국
대한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베르트 판 마르바이크(62) 감독을 점찍고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동시에 그와 한국 축구선수들간의‘인연’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자국리그 에레디비지에의 명문구단인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의 지휘봉을 두 차례 잡았다. 이때 각각 한국 선수를 한 명씩 영입했다.
처음 페예노르트(2000~2004)를 지휘하던 2002년 8월에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견인한 수비수 송종국(35)을 5년 계약으로 부산 아이파크에서 영입했다.
송종국은 4강 주역 중 최초로 유럽 무대로 진출했으며, 이적료는 당시 국내 선수 해외 진출 사상 최고액인 400만 달러(약 41억원)에 달했다.
송종국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지도 아래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와 함께 2002~2003시즌 페예노르트의 네덜란드축구협회컵 준우승을 합작했으며, 2003~2004시즌에는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서 뛰었다.
리그의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랭킹에서 2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2004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뒤 새로 부임한 뤼트 휠리트(52)감독과 갈등을 빚고, 잦은 부상에 시달리다가 2004~2005시즌을 끝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2005년부터 수원 삼성에서 뛰었다.
2006년12월 도르트문트의 지휘봉을 놓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2007년 여름 다시 페예노르트로 복귀했다.
페예노르트는 1998~1999시즌 이후 아약스 암스테르담, PSV 에인트호벤 등에 밀려 한 번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물론, 2006~2007시즌에는 리그 7위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한국 선수들과의 인연은 그가 2008~2012년 네덜란드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동안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2013년 여름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의 감독을 맡으면서 또 다른 케이스로 한국 선수와 엮이게 됐다.
함부르크는 원래‘한국 축구의 희망’ 손흥민(22)이 2010년부터 몸담았던 팀이다.
그러나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부임한 바로 그 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은 계약기간 5년, 추정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38억원)에 한 단계 위 구단인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판 마르바이크의 지도를 받지는 못했다.
그 대신 손흥민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에게 한국인 공격수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9일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친정팀 함부르크와의 2013~2014시즌 리그 12라운드에 선발로 출전해 해트트릭과 함께 도움 1개를 올려 소속팀 레버쿠젠의 5-3 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리그 공식 경기 최초, 한국 선수의 유럽 리그 경기 최초의 해트트릭 대기록이었다.
이날 맹활약으로 손흥민은 분데스리가는 물론 세계 축구계에서 주목하는‘신성’으로 거듭났다.
반면 2012~2013시즌 리그 7위를 차지했으나 2013~2014시즌 초반 5경기에서 1승1무3패에 그친 팀을 재건하겠다며 리그 도중인 지난해 9월24일 새롭게 지휘봉을 잡고 야심차게 출발한 판 마르바이크 감독으로서는 굴욕적인 참패였다.
이후 함부르크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시즌 전반기 끝무렵부터는 아예 7연패에 빠져 17위까지 내려앉았다. 결국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지난 2월16일 함부르크 지휘봉을 빼앗긴 채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