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화 '명량'이 개봉 열 이틀만인 10일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극장에 간판을 올린 국내외 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1000만 돌파 기록이다.
1000만을 넘어 이젠 한국 영화 최다 관객수를 보유한 영화 괴물(1301만명)을 가뿐히 넘을 기세다.
역대 한국 흥행 1위인 영화 아바타(1362만명)의 기록도 갈아치울 추세다.
두 세사람만 모이면 명량이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하니 이제 이 영화는 단순히 영화 돌풍을 넘어 사회현상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명량 돌풍은 극장가에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이 줄거리의 영화가 이처럼 대박을 터뜨린 이유를 놓고는 여러 분석들이 나온다.
그러나 역사속에서 오늘을 배우려는 우리 시대의 절박함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명량'은 특히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애국심을 다룬 영화여서 여야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것을 계기로 유력 정치인들의 관람이 줄을 잇고 있다.
그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단지 즐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도 이 영화를 봤다고 홍보하는 수준이어서는 더욱 곤란하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정치적 실망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삶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과 두려움에 지친 나머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어줄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에 국민을 위해 고민하고 아파하고 목숨까지도 내놓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1천만 관객으로 나타났음을 정치권은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