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공부법
대입 수시모집 철이 다가오면서, 다들 바빠지기 시작한다.
학교도 정해야 하고,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모의 논술을 보느라, 학생부종합전형을 노리는 친구들은 자기소개서로 정신이 없다. 마감일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미리 지금부터 써두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래야 잘못된 것들도 고치고, 나중에 공부할 여유도 있다는데,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자랑하는 것만 같아 낯간지럽고, 도무지 그 시작이 엄두가 안 난다.
어떻게 시작해야만 할까? 시간은 가는데 아직 반도 채 채우지 못한 자기소개서를 앞에 두고 멍하니 앉아있다.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동안 글쓰기를 충실히 해온 것도 아니고 쓰긴 써야겠고, 막막하기만 하고 말이다. 시간은 또 하염없이 흘러만 간다.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자기소개서라는 거대한 벽 앞에 EBS나 수능 모의고사가 손에 잡히겠는가.
당연히 해결 못한 과제를 앞에 두고 도저히 정신 집중이 안 되니 공부에 너무나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당장 수시 지원 학교를 정할 기준이 된다는 9월 모의고사도 봐야만 하고, 수능시험이 100일도 안 남았다.
시간이 없으니, 이런 어려움을 겪는 우리 친구들을 위해 공부에 방해가 안 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 요령을 하나 알려주고자 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에 자꾸 시간을 쓰게 된다면, 작성 시간을 아예 정해두자.
주말 오전 2시간. 이런 식으로 딱 정해진 시간에만 쓰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냥 생각조차 않는 편이 낫다.
어차피 한번에 오랜 시간 동안 같은 글을 보고 있다고 해도, 글이 나아지거나 잘못된 점들이 보여서 고쳐지거나 하지 않는다.
그냥 이미 안 써지는 글은 그대로 안 써지는 상태로 시간만 축내는 꼴이 된다. 차라리 일주일에 한 번씩 전에 써둔 글을 열어보고 고치고, 다시 보고 고치고 하는 식으로 중간에 시간의 간격을 좀 두고 여러 차례 보는 편이 지름길이다.
일주일 후에 써두었던 일기장을 펴봤을 때, 전에 글에 대한 어색하고 부끄러운 기분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의 감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면 평상시에 공부에 방해되어 어려움을 겪던 친구들도 시간 낭비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쓸지 모르겠다고 자꾸 완벽하게 글자 수를 맞춰서 쓰려 하지 말고, 뭐든 많이 되는대로 써두자. 그리고 주말마다 열어보면서 점점 가다듬고 양을 줄이는 방식을 선택하자. 한 번에 완벽하게 쓰려고 하다 보니, 글도 안 써지고 시간도 축내고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공부에 방해가 되어서 수능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한다면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자기소개서도 중요하고, 모의고사도 중요하고, 할 일이 너무 많다면, 하나를 잡고 너무 시간을 내내 쓰지 마라. 시간을 쪼개서 그 시간 안에 하나씩 처리하려고 하고, 장기전으로 준비해보자.
생각보다 문제는 간단할 수 있다. 완벽함은 한 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겹겹이 쌓인 후에야 그 빛을 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