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천 원대 로드샵 화장품부터 몇십만 원대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까지….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과 남성 화장 인구의 증가, 고령화 시대에 따른 노인층 인구의 소비, 10대 청소년들의 화장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화장품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은 세계 11위(2013년, 대한화장품협회) 수준으로, K-pop과 한국 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은 물론 한방 성분의 차별화된 고기능성 제품,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과 포장, 마케팅의 위력으로 뷰티 산업은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화장품! 과학의 세계와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화장품은 미와 관련된 화려한 사치성 소비제품으로 오해받기 쉽지만, 그 제조 공정과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과학의 기여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분야다.
화장을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게 단정 짓기 어렵지만, 고대 벽화나 유물 등을 분석해 보면 인간의 출현과 동시에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연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과 종족 본능을 위한 미적 기능으로 시작됐으며 주술적, 종교적 의미가 더해지면서 더욱 발전해 왔다. 부족형태의 사회에서는 계급장과 같은 사회적 신분을 구분하기 위해 문신 등이 사용됐으며 아직 이어지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 화장의 역사는 흥미롭게도 단군 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환웅이 곰과 호랑이에게 준 쑥과 마늘은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대표적인 피부 미백제다. 마늘과 쑥을 먹었을 뿐만 아니라 쑥을 달인 물과 마늘을 삶은 물에 목욕한 곰이 여인으로 환생한다. 이것은 고대 사회의 지배층이 희고 고운 피부를 지닌 여인으로 변신하기 위한 과정으로 곰 토템 부족의 주술적인 의미도 담고 있지만, 고조선 사람들이 흰 피부를 좋아했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화장품은 각종 오일, 정제수, 유화제, 색소, 향료 등을 혼합하여 만든다. 화장품의 종류는 기능과 용도에 따라 그 성분도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화장품은 계면활성제의 특징을 지닌다. 계면활성제란 물에 녹기 쉬운 친수성 부분과 기름에 녹기 쉬운 친유성 부분을 동시에 지닌 물질로 비누나 세정제, 주방용품 등에 많이 사용된다. 피부에 묻은 기름때를 제거하여 물로 씻어내는 과정이나 보습과 영양을 위해 각종 정제수, 오일 성분이 피부에 잘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는 계면활성제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 이처럼 화장품 속에 담긴 과학의 원리는 매우 복잡하고 심오하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성장 속도를 더해가는 고기능성 화장품은 좀 더 진보된 과학기술, 나노 기술(Nano Technology, NT)과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