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첫 경기 전승…韓·日 축구는 울상
▲ © 25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H조 1차전 FC 서울과 광저우 에버그란데 타오바오의 경기에서 1:0으로 패한 서울 선수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 맹주'를 자처하던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추월당했다.
2015아시아축구연맹(AFC) 조별리그 1차전 결과만 놓고 보면 그렇다.
지난 25일까지 치러진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 슈퍼리그 4개 클럽(광저우 에버그란데·광저우 부리·베이징 궈안·산둥 루넝)은 모두 승리를 챙겼다.
승리의 내용도 눈여겨 볼만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FC서울(한국)을, 광저우 부리는 감바 오사카(일본)를, 베이징 궈안은 브리즈번 로어(호주)를, 산둥 루넝은 반 즈엉(베트남)을 각각 꺾었다. 중국은 첫 경기에서 동아시아 상대 클럽들에 골고루 고배를 안겼다.
아시아 무대에서 만큼은 '최강' 대우를 받았던 한국과 일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국 4개 클럽(전북현대·수원삼성·성남FC·서울)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1승1무2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수원이 우라와 레즈(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간신히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일본 J리그 4개 클럽(가시와 레이솔·감바 오사카·우라와 레즈·가시마 앤틀러스)은 무승에 그쳤다. 가시와 레이솔이 전북과 0-0으로 비겼고 나머지 3개 팀은 모두 졌다. 처참한 수준이다.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축구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이제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을 따라잡기에 버거울 정도다.
중국은 몇 해 전부터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우수한 선수들을 슈퍼리그로 끌어들이고 있다. 거물급 선수들의 중국행은 이제 놀라운 일도 아니다.
프로 세계에서 투자는 곧 결과로 이어진다. 중국 클럽들은 돈 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 시즌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이적한 히카르두 굴라트는 서울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그의 이적료는 약 20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중국 클럽들도 공격 자원에 유명 외국인 선수 한두 명씩은 보유하고 있다. 골결정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전을 무득점으로 마친 최용수 서울 감독은 "과정은 좋았지만 골결정력이 아쉬웠다"며 "광저우 에버그란데에는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지만 개인 역량에 따라 승부가 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성장하는 사이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는 퇴보했다. 우수 선수 유출이 가장 큰 이유다. 실력이 있는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유럽으로 떠난다. 연봉, 추가수당 등 K리그보다 대우가 훨씬 좋은 중국과 중동으로 둥지를 옮기는 선수들도 많다.
일본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최근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부쩍 늘었다. 과거에는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공백을 메웠지만 이제는 중국, 중동 등과의 '머니게임'에서 뒤로 밀린 처지다. J리그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우라와 레즈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만 일본 선수 15~16명이 뛰고 있다. 한국 역시 좋은 선수들은 외국으로 나가고 나머지 선수들이 K리그에서 뛰고 있다"며 "이 점이 아시아 리그의 평준화를 불렀다"고 한국과 일본 클럽들의 부진을 분석했다.
현재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국가는 한국이다. 우승 10회, 준우승 6회를 차지했다.
다음은 일본이다. 우승 5회,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
중국은 우승 2회, 준우승 2회로 한국과 일본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역사만 놓고 보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시아 축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제는 중국이 가장 앞서 있고 한국과 일본이 뒤를 쫓는 형세다.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한국과 일본 클럽들이 '전통 강호'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