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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오늘'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사회

'오늘' 풍자하는 블랙코미디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3/01 14:42 수정 2015.03.01 14:42
이강백 신작 '여우사냥',27일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



 
연극 '봄날' '북어 대가리' '즐거운 복희'의 극작가 이강백이 연출가인 김광보 극단 청우 대표,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의 김혜련 예술총감독과 손잡고 신작을 선보인다.
27일 서울시극단에 따르면 이강백 신작 '여우인간'이 3월27일부터 4월1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이강백은 1971년 등단 이후 수십 년간 줄곧 한국의 '오늘'을 이야기해왔다. 지난해 서울시 문화상을 받기도 한 이강백이 '여우인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바 역시 오늘이다. 특히 2008~2014년을 파헤친다.
'여우인간'은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희극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풍자우화극이다. '오늘'을 극화할 때 비현실적인 우화, 즉 알레고리를 끌어들이는 이강백 특기다. 알레고리의 형상화에 일가견이 있는 김광보 연출과 만남이 그래서 기대를 모은다.
'여우인간'은 여우가 인간으로 둔갑하는 이야기 또는 여우한테 홀린 인간을 다룬 이야기를 빌린다.
여우사냥꾼이 놓은 덫 때문에 꼬리를 자르게 된 4마리의 월악산 여우들이 고속도로를 지나는 트럭을 얻어 타고 서울시청 앞 광장에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우들을 추적하는 여우사냥꾼에 의해 01번, 02번, 03번 및 미정으로 이름 붙여진 여우들은 각각 정보요원, 사회변혁운동연합 대표의 비서, 오토바이 소매치기, 비정규직 청소부라는 다른 신분으로 인간사회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극 중 여우사냥꾼은 교활한 여우들이 꼬리를 자르고 인간사회로 들어가 인간처럼 살면서, 온갖 못된 짓을 저질러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확신한다. 다른 인간들 역시 큰 사고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자기들 잘못이 아니라 여우한테 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간들 속에서 화장실 청소부로 살면서 한 젊은 인간 청년을 사랑하기도 했고, 동료 여우 03번의 죽음을 경험하기도 했던 젊은 암여우 미정은 2014년 어느 날, 잘린 꼬리를 붙이고, 위험을 무릅쓴 채 인간사회를 벗어나 월악산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서울시극단은 "한국의 정치 사회적 현상을 우화적으로 풍자하는 '여우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과 혼란, 연이은 대형사건사고 등으로 마치 여우한테 홀린 것처럼 살며 전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표현한다"면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본연의 모습과 시대정신이 무엇인가를 자각게 하는 재미있는 블랙코미디"라고 소개했다.
'여우인간'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우화, 놀이, 그림책 해설, 움직임, 영상 등 다양한 요소들이 녹아들어 있다, 제의적 성격을 지닌 합창도 가미된다.
서울시극단 배우들이 나온다. 드라마트루그 양윤석, 무대미술 황수연, 음악 장한솔, 영상 강영만, 움직임 고재경, 조명디자인 이동진. 2~5만원. 서울시극단. 02-399-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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