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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이해인 수녀는 언제나 봄…'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사회

이해인 수녀는 언제나 봄…'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3/03 15:31 수정 2015.03.03 15:31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중략) 우리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
참회와 기도의 언어로 정결한 시 세계를 펼쳐온 이해인(70) 수녀가 1999년 펴냈던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가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기존 시에 새롭게 쓴 35편의 시를 기존 시 75편에 더하고 순서를 조정한 개정증보판이다.
시집은 5장으로 구성됐다. 1장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2장 '파도의 말', 3장 '마음이 마음에게'서 시인은 책의 제목처럼 따뜻한 봄을 말한다. '투명한 하늘'처럼 맑은 글들이다.
'오늘은 아무 생각 않고/ 하늘만 보며 행복하다/ 넓고 높아 좋은 하늘/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말들/ 다 거기에 있다.'(하늘을 보며)
4장 '아픈 날의 일기'는 시인이 2008년 이후 암 투병을 하며 겪었던 시간을 담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단상, 환자로서의 고통과 외로움을 솔직하게 그렸다.
'이만큼 어른이 되어서도/ 몹시 아플 땐/ '엄마' 하고 불러보는/ 나의 기도'(병상 일기3) '시간의 무게에/ 견디다 못해/ 떨어지는 꽃잎들/ 시드는 사랑// 무거운 게 힘들고/ 슬프지만/ 갈수록 나도/ 자꾸 무거워져/ 울지도 못하네'(시간의 무게)
이해인 수녀는 그 고통 속에서도 긍정한다. '살아서는 끝나지 않은/ 이미 많은 이가 경험했어도/ 나는 처음으로 경험하여/ 두렵고도 두려운/ 고통의 선물이네.'(통증단상)
5장 '별을 따르는 길'에서는 한 발 더 딛는다. 시인은 동백꽃처럼 웃는다.
'새해에는 동백꽃처럼/ 더 밝게/ 더 싱싱하게/ 더 새롭게/ 환한 웃음을/ 꽃피우겠습니다// 모진 추위에도 시들지 않는/ 희망의 잎사귀를 늘려/ 당신께 기쁨을 드리겠습니다.'(새해에는 동백꽃처럼)
이해인 수녀는 시인의 말에서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던 50대의 그 수녀 시인은 어느새 70대가 돼 노을 진 들녘을 바라보며 다시 고백해본다. 그 빈집에 채울 것 있다면 오직 사랑뿐이라고, 어떤 상황에서든지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그때가 바로 봄이라고"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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