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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窓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3/04 19:27 수정 2015.03.04 19:27
사면초가 푸틴, 점점 고립되나
현대판 차르(옛 러시아 황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점점 사면초가에 빠지고 있다. 크림 반도 병합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대립각을 세웠던 러시아의 강인한 모습은 한풀 꺾이고 있는 모양새다.
밖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제재와 저유가가 러시아 경제를 유린하고 있고, 안에서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의 암살 소식이 반정부 시위로 번지고 있는 것.
지난 1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린 넴초프 추모 집회에 야권 대표들은 물론 수만여 명의 시민이 거리행진에 동참했다. 이는 2011년 10만 명이 모인 러시아 총선 부정선거 규탄 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상황은 아슬아슬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극단적인 결과는 피해가고 있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 글로벌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서방도 '독약 처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는 러시아의 수중에 들어온 것과 진배없고 EU와의 협상 때 쓸 수 있는 천연가스 카드도 여전히 존재한다. 유가 하락과 루블화 폭락을 비롯한 경제가 문제지만 넴초프의 피격 소식은 치명적이었다.
이미 푸틴 대통령은 수많은 정적의 의문사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0년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총격과 독살 등으로 의문사한 반정부 인사는 10여명에 달한다.
괴한의 총에 살해된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자택 부근에서 총에 맞아 숨진 자유 러시아당 대표 세르게이 유센코프, 독극물에 의해 살해된 러시아 연방보안국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그리고 넴초프.
상황은 좋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러시아 내부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하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설령 넴초프의 죽음이 그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모든 비난의 화살은 그를 향하고 있다. 언론과 권력을 손에 쥐고 있지만 내부에서 야권이 여론을 등에 업고 일어선다면 차르를 꿈꾸는 그에게는 암초가 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 중 하나인 푸틴 대통령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번 파장은 단 한 가지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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