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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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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의 窓"한미공조, 빛샐틈 없는 천하무적이라더니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3/05 15:06 수정 2015.03.05 15:06
  웬디 셔먼 정무차관이 최근 한·중·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의 파장이 쉽게 가라앉고 있지 않다.
  셔먼 차관 발언은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해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지 않고 3국 모두에 공동책임을 묻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떄문이다.   정작 가해자인 일본에 대해서는 사과와 반성조차 촉구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과거사 문제 자체를 부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미국 정부가 '위안부문제에 대해 일본의 책임을 강조한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적극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가 않다.   셔먼 차관은 1990년대 클린턴 정부에서 현 오바마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부에서 중용돼 온 외교 전문가로서 한반도 문제나 한·일 관계에 관한 식견을 갖춘 인물이란 점에서 이번 발언은 미국 정부내 주요인사들의 기본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일본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을 주도적으로 끌고가거나 이달 열릴 한·  일·중 3국 외교장관회의를 앞두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 등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의도야 어떻든 셔먼 차관의 이번 발언은 한·미 공조에 돌이키기 힘든 생채기를 냈다.
  문제는 정부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셔먼 차관의 발언이 나온 뒤 정부는 파문 확산을 경계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로만 일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는 셔먼 차관의 발언을 사실상 개인의 일탈행위로 규정하면서 파장을 축소시키는 데만 주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브리핑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서 "미국은 변심하지 않았다"고 강변하는 모습은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일본의 끊임없는 로비로 미국 조야의 흐름은 이미 친일쪽으로 바뀌어가는데 외교부만 한미동맹을 가리켜 "빛 샐 틈도 없다" "천하무적" 등이라고만 주장한채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일본정부의 로비 탓에 미국정부의 과거사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한 의원의 지적에 "로비활동으로 옳고 그름을 바꿀 수 없다는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외교를 하겠다"고 답하는 인식으로 과연 국민들의 우려를 제대로 불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외교력의 대부분을 미국에 쏟으면서도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위안부 문제 하나에서도 미국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한 외교부는 차제에 대미 외교의 현실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 이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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