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결승골…후반전 10명 뛴 삼성 제압
포항 스틸러스가 후반전을 10명이 뛴 수원 삼성을 제압했다. 포항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수원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손준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클래식 최종전에서 수원에 덜미를 잡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된 포항은 당시의 아픔을 보기좋게 설욕했다.
2년차 미드필더 손준호는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으로 황선홍 감독의 복수를 도왔다. 수원은 오범석의 퇴장으로 생긴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안방 개막전을 내줬다. 수원은 정대세를 최전방에 두고 염기훈과 산토스, 레오를 미드필더로 배치해 포항의 골문을 두드렸다. 쇄국정책에 마침표를 찍고 외국인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한 포항은 라자르-모리츠 카드를 통해 맞불을 놓았다.
수원은 몸싸움이 좋은 정대세를 겨냥한 패스로 포항 수비진의 빈틈을 엿봤다. 정대세는 전반 7분 산토스의 헤딩 패스로 골키퍼와 마주했지만 로빙슛 시도가 포항 골키퍼 신화용에게 읽히면서 기회를 날렸다. 다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던 포항은 전반 16분 라자르의 헤딩슛으로 서서히 분위기를 달궜다. 3분 뒤에는 코너킥에 이은 위협적인 헤딩슛으로 수원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짧은 패스로 빈틈을 엿보던 수원은 전반 29분 역습으로 골과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공을 잡은 레오가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신화용이 몸을 던져 쳐냈다.
그대로 끝날 것 같던 전반전에 막판 변수가 발생했다. 종료 직전 프리킥 수비에 나선 수원 수비수 오범석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김성호 주심은 이미 같은 상황에서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오범석이 또다시 심한 몸싸움을 벌이자 지체없이 두 번째 옐로 카드를 꺼냈다. 한 명이 부족한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산토스를 빼고 수비수 신세계를 투입하는 불가피한 교체를 단행했다. 반면 뜻하지 않은 수적 우위를 점한 포항은 공격의 비중을 높이며 수원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0분에는 김승대와 고무열을 동시에 투입해 창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었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던 포항은 후반 22분 고무열의 결정적인 왼발슛이 골키퍼 노동건의 몸에 맞고 튕겨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포항의 갈증은 오래 지나지 않아 해소됐다. 후반 27분 손준호가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오른발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주도권을 잡고도 마지막 패스의 부정확함으로 어려움을 겪던 포항에는 단비 같은 한방이었다. 다급해진 수원은 정대세 대신 전북현대에서 임대된 카이오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30분에는 발 빠른 이상호까지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