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은 매화에 대한 이야기다.
매화를 소재로 한 11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였다. 극은 매화 그림이 전시된 화랑에서 시작한다. 각각 그림에 얽힌 매화 이야기가 차례로 펼쳐진다.
지난 2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이른 봄 늦은 겨울' 프레스콜에서 예술감독 정혜진은 "매화와 인생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매화를 소재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매화는 늦겨울 추위를 견디고 가장 먼저 피는 꽃이다. 인생도 결국 고통을 견뎌 낸 후에야 꽃을 피울 수 있는 게 아닌가."(예술감독 정혜진)
극작가 배삼식이 늦은 겨울 우연히 산속에서 매화를 본 자신의 경험과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매화 관련 이야기를 모았다. 늙은 여인 이야기, 중국 설화 '나부춘몽', 고려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을 표현했다.
연출가 임도완은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이 담겨 있는 배삼식의 극본을 좀 더 가볍고 유쾌하게 만들었다. 매화가 피기까지 견뎌야 하는 추위로 인한 고통보다 꽃이 피고 나서의 기쁨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매화가 가진 상징성은 매화가 피기까지의 아픔일 수도, 꽃이 핀다는 희망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사람의 삶이 이 작품과 맞닿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아픈 세상에서 잠시나마 위안과 즐거움을 얻어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를 가볍게 풀었다." (연출가 임도완)
출연자들은 월매타령을 하며 흥겹게 랩을 하기도 하고 봉제인형을 하나씩 들고나와 던졌다, 받았다 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안무는 정혜진과 남수정이 공동으로 맡았다. 마당춤, 기방춤, 정재무 등 다양한 전통춤뿐 아니라 북소리에 맞춰 추는 막춤도 등장한다. 출연자들은 넓은 무대를 전체를 가로지르다가도, 무대 중앙에 옹기종기 모여 몸으로 매화나무를 표현한다.
고미경, 김도빈, 김백현, 김성연, 박영수, 박혜정, 변재범, 오선아, 오현정, 유경아, 정유희, 조풍래, 최정수, 하선진, 형남희 등 서울예술단 단원이 출연한다.
21~29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러닝타임 90분(인터미션 없음). 2만~5만원.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 02-523-0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