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미국 방문을 앞둔 아베 총리는 워싱턴 포스터(WP)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역사 수정주의자라는 비판이 있는데 이러한 비판에 과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에 총리는"인신매매에 희생된 여성들이 측량할 수도 없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일본군 종군위안부에 대해 "인신매매의 희생자들"이라고 처음으로 표현했지만, 과연 그 말이 얼만큼의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한 것은 20세기 최악의 인권유린이자 국제사회가 ‘성노예’(Sex Slavery) 사건으로 규정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베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임 총리들의 생각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아시아 이웃국가들에 끼친 고통에 대해 사과한 1995년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담화나 또다시 전쟁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을 선언한 2005년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담화 내용에 대해서 아베 내각 역시 지지하고 있지만, 종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에 대한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표현한 1993년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관방장관의 담화에 대한 재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베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배경을 인터뷰 내용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나 인신매매라는 표현에는 강제성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판단됀다. 즉, 아베 총리가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지만, 인신매매 주체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정치가는 역사 앞에 겸허해야 한다면서도 역사가 논란이 될 때는 역사가나 전문가에게 역사 문제를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상 많은 전쟁들이 벌어졌고 그때마다 여성의 인권은 침해됐다면서 21세기엔 인권 침해가 없는 첫세기가 되기를 바라며 일본은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총리는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강화하는 새로운 안보 법제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고, 동중국해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통신 연계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들어 중국과의 관계도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을 15년 간의 부진에서 탈출시킬 것이라면서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알려진 자유무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