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김보경부활…전북 이재성 발굴은 ‘큰 수확’
▲ ©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축구국가대표팀과 뉴질랜드 축구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에서 한국 슈틸리케 감독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실전이다. 축구대표팀 슈틸리케호가 우즈베키스탄(3월27일)과 뉴질랜드(3월31일)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끝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예선 준비를 모두 마쳤다.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두고 선발된 선수는 총 23명이다. 김진수(호펜하임)가 부상으로 합류가 무산되면서 정동호(울산)가 예정에 없던 시험대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호주 아시안컵에서 중용됐던 이들이 아닌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다.
김기희(전북)가 곽태휘(알힐랄)의 센터백 파트너로 90분을 소화했고 비록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지만 정동호도 차두리(서울)의 은퇴로 무주공산이 된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다.
구자철(마인츠), 김보경(위건)의 부활과 이재성(전북)의 발굴은 우즈벡전에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이었다.
소속팀에서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며 대표팀에 재승선한 구자철은 전반 15분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공격력을 과시했고 이적 후 살아나기 시작한 김보경도 인상적인 플레이로 합격점을 이끌어냈다.
K리그 클래식에서 이미 인정을 받았던 이재성은 더할 나위 없는 태극마크 데뷔전을 치렀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그동안 이재성을 많이 지켜보지 못했지만 오늘이 가장 잘한 것 같다. 많은 활동량으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뉴질랜드전에서는 우즈벡전에 비해 확 달라진 명단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레버쿠젠)과 한국영(카타르 SC) 만이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을 뿐 9명이나 바뀌었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기성용(스완지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관심은 '원톱'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 모아졌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지동원에게 뉴질랜드전은 슈틸리케호에서 치르는 첫 번째 A매치였다.
경기 전날 인터뷰에서 "골로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졌던 지동원은 분주히 움직였지만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이 미드필더 싸움에서 주도권을 쥐지 못해 고립된 것도 지동원을 힘들게 했다.
공교롭게도 대표팀의 골이 터진 것도 지동원이 교체된 뒤였다.
2011년 6월 가나와의 평가전 이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지동원은 A매치 무득점 기록을 4년까지 늘리게 됐다.
반면 이재성은 답답함을 날려주는 결승골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이재성은 두 경기 모두 펄펄 날며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황태자로 급부상했다.
두 차례 평가전으로 최종 점검을 마친 슈틸리케호의 다음 무대는 6월11일 시작되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다.
2차예선은 총 40개팀이 8개조로 나뉘어 경합을 벌인다. 한 조에 5개팀이 속하면서 한 팀은 첫 주를 건너뛰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조 편성을 해야겠지만 우리가 첫 주 경기를 안 할 확률이 높다. 이 경우 6월11일에는 평가전을 가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곧바로 일주일 뒤인 18일 예선을 치를 가능성이 큰 만큼 대대적인 실험보다는 조직력 다지기에 중점을 둔 평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